올디스타코
뉴욕 어느 거리 모퉁이에 있을 법한 외관으로 눈길을 끄는 올디스타코는 지난해 갑자기 등장해 을지로의 명소가 됐다. 무대미술을 전공한 김항근 대표의 센스가 돋보이는 이곳은 다큐멘터리 <타코 연대기>에서 출발했다. 영상을 통해 타코라는 음식에 매력을 느낀 김 대표가 을지로의 대로변에 타코 가게를 열기로 했을 때 중점을 둔 것은 ‘새롭지 않은 새로움’. 이제 막 생겼지만 “여기 이런 데가 있었나?” 싶은 익숙함이 목표였고, 이를 빈티지한 네온사인과 실내장식을 통해 구현했다. ‘을지로의 멕시코시티’라는 평가를 받는 타코 맛은 직원들이 도맡고 있단다. 단 1년 만에 ‘힙플레이스’가 된 올디스타코는 본점 옆 골목 10m 떨어진 곳에 2호점을 냈다. 좋은 경험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김항근 대표의 말대로, 올디스타코는 을지로를 찾는 이들에게 새로움의 바탕이 되어가는 중이다.
주소 서울시 중구 충무로4길 3, 1층(한신빌딩) 영업시간 1호점 12:00~21:00, 연중무휴 / 2호점 12:00~21:00, 15:00~17:00 브레이크타임, 월요일 임시 휴무
인스타그램 @oldiestaco
아소토베이커리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본의 킷사텐(喫茶店)은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문화 체험이다. 을지로 중부경찰서 근처, 아시아미디어타워 뒷길에 자리한 아소토베이커리는 바로 그 킷사텐 문화를 옮겨다 놓은 공간이다. 귀여운 고양이가 장식된 간판, 1980~90년대 잡지를 떠올리게 하는 키치한 메뉴북과 소개 전단, 원목의 질감이 돋보이는 빈티지한 실내 공간이 눈길을 끄는 베이커리. 밤파이, 멜론빵, 과일산도 등 다양한 일본식 빵이 유혹적이다. 그러나 이곳의 진짜 매력은 진열장 중앙, ‘비밀의 문’ 뒤에 자리한 카페에 있다. 클래식한 실내장식에 바와 좌석을 갖춘 카페의 주력 메뉴는 사이폰 커피. 일본 시티팝이 흘러나오는 공간에서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다. 커피와 빵의 부드러운 맛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도쿄 어딘가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10길 19, 1층 영업시간 11:00~19:30, 라스트 오더 홀 18:30, 포장 19:30, 연중무휴
오팔
명보아트홀 뒤편의 인쇄소 골목 사이, 아무 표시도 없는 밋밋한 철문을 열고 계단을 오르면 만날 수 있는 곳. 문을 열고 들어서면 벽 쪽으로 자리한 고가구와 빈티지 의상이 시야를 채운다. 패션업계에서 쌓은 경력을 살려 마련한 이 공간은 한때 누군가에게 소중한 것이었을 의상과 소품, 바이닐로 채워졌다. 빈티지 패션과 자원 순환에 대한 관심으로 이 공간을 꾸렸다는 윤소영 대표는 이곳에서 벌써 6년째 오래된 것들에 새로운 시각을 더해 선보이고 있다. 인쇄소 골목의 예스러운 매력에 반해 을지로에 머물게 됐다는 그가 주로 다루는 시대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색감과 소재, 배합 등에서 미적인 매력이 있는 제품이라야 오팔에서 만날 수 있단다. 분기마다 다양한 패션 관련 이벤트를 열고 있으며,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진행한다. 지난 이벤트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16길 2-1, 2층 영업시간 13:00~19:00,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opalseoul.kr
음꺼이
음꺼이란 광둥어로 ‘실례합니다, 감사합니다, 부탁합니다’ 등의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는 말이다. “음꺼이 하나만 알면 홍콩 여행이 가능하다”는 말이 돌 정도인 이 단어가 을지로에 등장한 것은 지난 3월. 명보아트홀 맞은편 골목 안쪽에 자리한 광둥 스타일 중식당의 이름이 되었다. 호랑이가 그려진 외벽에 쓰인 “Quick Lunch, Lazy Dinner”라는 표어 그대로 점심에는 빠르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덮밥과 완탕면을, 저녁에는 술과 함께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를 제공한다. 이것저것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플래터 메뉴도 있다. ‘다양한 식재료를 거부감 없이 만날 수 있는 곳’을 지향한다는 추형직 대표는 홍콩 영화에서 본 듯한 이 공간을 직접 꾸리고 맵거나 짜지 않은 광둥식 요리를 내고 있다. 가벼운 위트를 더한 실내장식과 소품은 음꺼이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 요소. 메뉴는 분기마다 조금씩 달라질 예정이다.
주소 서울시 중구 충무로 36-9, 1층 영업시간 11:00~23:00, 14:00~17:00 브레이크타임,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mgoi_seoul
카페 도탑다
을지로3가 대로변,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그 옛날 일본 대중문화를 쥐락펴락하던 아이콘들이 손님을 반긴다. ‘10대 소년의 방’을 콘셉트로 꾸몄다는 이곳은 을지로에서 흔치 않은 북카페 콘셉트의 공간이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중앙에 자리한 잡지 전시대. 열과 오를 맞춰 가지런히 놓인 잡지들은 패션부터 취미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벽을 따라 책과 컴퓨터가 놓인 책상, 캐릭터 인형이 장식된 안경 전시대와 책장 등 ‘그 시절’을 응축한 듯한 소품이 깨알같이 놓였다. 소년의 다락방을 닮은 공간 안에 놓인 빈티지 소품과 잡지들은 그 자리에서 보고 즐길 수도 있고, 원한다면 구매도 가능하다.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도탑다를 열게 됐다는 민준식 대표는 최근 2층까지 공간을 확장했다. 홀로 찾는 손님을 위한 1인석도 늘렸다고 하니,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싶을 때 들러봐도 좋겠다.
주소 서울시 중구 충무로 52-2, 2~3층 영업시간 12:00~20:00, 수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_dotopda
전축
아시아미디어타워 옆 좁은 골목 안 2층, 마치 숨은 듯 자리한 전축은 와인과 전통주 그리고 LP를 즐길 수 있는 리스닝 바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생각보다 널찍한 공간에 한 번 놀라고, 정면을 가득 채운 오디오 시설과 LP가 빽빽하게 꽂힌 장식장에 두 번 놀라게 된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 친구들과 함께 전축을 열었다는 안성호 대표는 감상이 주가 되는 공간인 만큼, 오디오 시설에 특히 신경을 썼다. ‘어쿠스틱 리서치’ 턴테이블, ‘탄노이 GRF 메모리’ 스피커와 ‘매킨토시’ 앰프로 구성된 빈티지 오디오는 중후하고 풍부한 음질과 감상을 보장한다. 2천 장 남짓한 소장 LP는 주로 웨스트코스트 쿨 재즈와 클래식 장르지만 최근에는 케이팝과 프렌치 일렉트로닉, 얼터너티브 국악도 플레이한다. 풍성한 안주 메뉴도 갖추고 있어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아늑한 공간에서 색다른 음악적 경험을 하고 싶다면 들러볼 만하다.
주소 서울시 중구 충무로 23, 2층 영업시간 18:00~23:00(토요일 24:00), 일·월 휴무
인스타그램 @jeonch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