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100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이하 ‘파리 2024’)은 개막식부터 남다르다. 7월 26일, 한여름의 열기로 가득한 센강 전역 6km 길이에서 수십만 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사상 최대의 ‘열린’ 개막식이 펼쳐질 예정. 아우스터리츠 다리부터 이에나 다리까지 보트를 탄 선수들이 퍼레이드를 선보이고, 트로카데로에서 화려한 막을 내린다. 8월 28일 패럴림픽의 개막식 역시 경기장이 아닌 샹젤리제~콩코르드광장에서 열린다.
경기장 선택도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뒤엎는다. 에펠탑 아래 샹드마르스에선 비치발리볼 경기가 열리고, 나폴레옹의 유해가 안치된 앵발리드 광장에선 양궁, 장애인 양궁 경기가 펼쳐진다. 파리의 유서 깊은 문화유산을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대범한 생각. 내년 여름 파리를 방문하는 여행자는 스포츠와 관광이 자연스럽게 융합된, 역사적인 축제의 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
파리를 포함해 프랑스 전역 16개 도시와 프랑스령 타히티에서도 경기가 펼쳐진다. 요트 경기는 마르세유에서, 축구는 파리와 보르도, 리옹, 생테티엔 등에서, 서핑은 집채만 한 파도로 서퍼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타히티의 테아후푸 해변에서 진행된다. 스케이트보드, 삼대삼농구와 함께 파리 2024의 젊은 감성을 담당할 종목은 올림픽 사상 최로로 채택된 브레이킹(비보잉)이다. 1990년대 미국의 힙합문화에서 태동한 브레이킹은 애크러배틱과 창의성이 결합된 고난도 표현예술. 파리 콩코르드광장에서 춤과 음악,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려한 브레이킹 배틀을 감상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을 올림픽 개최의 핵심 가치로 정한 것도 돋보인다. 파리 2024 기간 중 제공되는 1300만 끼의 식사는 경기가 열리는 각 지방의 짧은 유통망을 거친 신선한 식재료로 조리된다. 식재료 중 80%는 프랑스산, 25%는 반지름 250km 이내에서 유통된 재료, 30%는 유기농산물로 채워질 예정.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남은 음식물은 퇴비화 또는 메탄화를 통해 회수하는 등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실천한다.
포용성과 접근성,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둔 열린 올림픽. 내년 여름 우리가 만나게 될 파리 2024는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 그 이상의 특별한 도전과 실험의 무대가 될 것이다.
경기장으로 변신한 헤리티지
나폴레옹의 유해가 안치된 앵발리드 광장에선 양궁과 사이클 경기가, 파리 시청에선 올림픽의 피날레를 장식할 마라톤 레이스가 시작된다. 올림픽에 자리를 내어준 파리 곳곳의 문화 유산들.
- 그랑팔레 Grand Palais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은 그랑팔레는 1924년 프랑스 올림픽의 주무대였고, 2010년에는 세계펜싱선수권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설립 당시 가장 진보적인 보자르 건축양식으로 설계된 그랑팔레의 화려함을 유지하기 위해 수년간의 광범위한 복원작업이 진행되었다.
올림픽 기간 중 그랑팔레에선 태권도, 장애인 태권도, 펜싱, 휠체어 펜싱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 이에나 다리 Pont d’Iena
나폴레옹이 프로이센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후 지은 최초의 다리. 1814년에 개통된 이 다리의 하단 교각에는 독수리 부조가 새겨져 있다.
에펠탑에서 샤요 궁전을 가로지르는 이에나 다리는 에펠탑을 가장 잘 볼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다.
올림픽 기간 중 이에나 다리에서는 경보와 로드 사이클 20km 경기가 펼쳐진다.
- 에펠탑 Eiffel Tower Stadium
파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올림픽 기간 중 길이 800m의 잔디밭에 1만 2000석 규모의 임시 경기장이 들어선다. 웅장한 에펠탑이 내려다보는 가운데 비치발리볼 경기가 열릴 예정. 파리 2024가 끝난 후에는 에펠탑 너머 트로카데로까지 자연 친화적 산책로가 조성될 예정이다.
- 알렉상드르 3세 다리 Pont Alexandre III
앵발리드 광장과 그랑팔레를 연결하는 아름다운 다리.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를 위해 개통되었다.
다리의 이름은 러시아와 프랑스 간의 친교를 위해 러시아 차르 알렉산드르 3세의 이름을 따 프랑스식으로 명명되었다. 낙관적이고 심미적인 벨에포크의 시대정신을 간직한 이 다리에서는 수영과 트라이애슬론, 사이클 경기가 열린다.
- 파리 시청 Hôtel de Ville
1871년 파리 코뮌에 의해 전소된 건물을 1882년 네오 르네상스양식으로 복원했다. 전소되기 전 이곳에선 나폴레옹과 마리 루이즈의 결혼식이 거행되었다.
길이 143m, 높이 18.8m의 웅장한 파사드와 높이 50m에 이르는 종탑이 위엄을 자랑한다. 1357년부터 파리 시청으로 쓰여온 곳에서 유서 깊은 올림픽의 피날레를 장식할 마라톤 레이스가 시작된다.
- 콩코르드광장 Place de La Concorde
파리에서 가장 큰 광장. 동쪽은 튀일리 정원과 이어지고, 서쪽은 샹젤리제 거리와 통한다. 과거 혁명 광장으로 불렸으나 프랑스 국민의 통합을 위해 콩코르드광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올림픽 기간 중 패럴림픽 개막식을 비롯해 콘서트와 전시회, 스포츠 시연 등이 열릴 예정이다.
- 앵발리드 광장 Invalides
화려한 정원으로 둘러싸인 앵발리드는 1687년 군 병원이자 은퇴자 숙소로 지어졌다. 이후 프랑스 군사와 관련된 기념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탈바꿈했고, 나폴레옹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파리 중심부에 자리한 앵발리드 광장은 파리지앵과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산책 공원이자 음악 공연장이다. 올림픽 기간엔 양궁과 사이클, 마라톤 경기가 열린다.
2024 파리 올림픽 : 2024년 7월 26일~8월 11일
2024 파리 패럴림픽 : 2024년 8월 28일~9월 8일
- 경기 개최 329개
- 올림픽 종목 48개
- 패럴림픽 종목 23개
- 경기 진행 16개 도시 + 1개 (해외 영토/ 타히티)
- 입장권 1340만 장
- 시청자 30억 명
- 올림픽 참가 선수 1만 500명
- 패럴림픽 참가 선수 440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