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골목 사이에서 다시 만난 충주 - 헤이트래블 - hey!Travel


  • EDITed BY Parc Jinmyoung
  • PHOTOGRAPHY BY Kim Taekoo

호수와 골목 사이에서 다시 만난 충주

Rediscovering the Charm of Chungju

소백의 산줄기와 남한강의 물길이 만나는 땅, 충주. 거대한 충주호가 고요를 품는 동안, 도심의 골목은 그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활기찬 얼굴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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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GRAPHY BY Kim Taekoo
2026년 03월 09일

Local

보탬플러스 대표
박진영

충주는 남편의 고향이에요. 옛 충주읍성의 중심이던 관아골은 남편이 나고 자란 정겨운 동네죠. 9년 전 충주에 정착한 저희 부부는 시아버지가 운영하던 관아골 가구 거리의 가구점에 식당을 열었어요. 2016년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며 관아골에 있는 청년 창업가들과 인연을 맺게 됐고, 이 동네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뜻을 모아 2018년 협동조합 보탬플러스를 설립했어요. 2023년에는 이를 주식회사로 전환했는데, 각자의 생업을 안정적으로 꾸려가면서 지역에 보탬이 되는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였어요. 말하자면, 저마다의 ‘본캐’를 지키며 지역 활성화를 위한 ‘부캐’ 활동도 본격화해 보자는 결심이었죠. 보탬플러스는 골목의 청년 창업가와 창작자를 지원하고 연결하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지금 관아골에는 어느덧 30여 개의 개성 넘치는 로컬 브랜드가 뿌리를 내렸어요. 현재 보탬플러스는 컨설팅 교육과 로컬 관광, 두 분야를 넘나들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주력하는 건 투어로, 올해 상반기에는 지역 창작자들의 공간에서 체험을 즐기고 노포와 연계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로컬 프로그램을 론칭할 계획이에요. 충주에는 숨은 맛집이 많거든요. 특히 매운 짬뽕을 좋아한다면 꼭 충주에 들러보세요. 시청과 달천에 지점이 있는 중국집 관현각은 얼큰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의 조화가 매력적인 짬뽕 맛집이랍니다.

세상상회 대표
이상창

대학원생 시절, 관광여가계획 연구실에서 공부하면서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졸업 후엔 지역활성화센터에서 일하며 지역 예산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는 실무를 이어왔죠. 2016년, 암 투병을 시작하면서 충주에 내려오게 됐어요. 이곳에 특별한 인연이 있던 건 아니에요. 고향인 구미에 내려간다는 건 스스로를 실패자라 인정하는 것만 같아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거든요. 충주에 왔다가 우연히 마주한 관아골의 뒷골목이 제겐 새하얀 도화지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구두 디자이너 출신의 아내가 베이킹 관련 자격증을 섭렵한 덕분에 카페 세상상회를 오픈하고 매일 빵과 커피를 만들며 골목에 색을 입히기 시작했어요. 담장마켓, 충주잔치, 로컬 인사이트 트립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과 커뮤니티를 이루었어요. 현재 관아골 골목에는 어느덧 3세대까지 들어와 있어요. 생존을 건 1세대 창업가들, 길 건너의 2세대 창작자들, 그리고 현재 자신의 창작물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3세대까지요. 세상상회와 같은 앵커 스토어가 든든히 버텨준다면, 이곳에 오는 이들은 과거의 저처럼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루저가 된 것처럼 느끼지 않을 것이라 믿어요. 3년 전에는 빈집을 매입해 충주에 온 여행자가 단 몇 시간이라도 이곳의 매력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들의 이름을 딴 스테이유담을 열었어요. 관아골의 정취를 느끼고 충주호 둘레길을 산책하며 충주에서의 시간이 더 깊고 풍성해지길 바랍니다.

댄싱사이더 대표
이대로

2013년, 애플사이더와의 첫 만남은 지금도 생생해요. 미국 유학 시절 친구들이 운영하는 보스턴 양조장에서 맛본 애플사이더는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당시 한국에는 과즙으로 만든 술이 생소했고, 미국에서도 메인스트림은 아니었기에 그 독특한 맛이 신기했어요. 동시에 국내로 올리브오일이나 아보카도 같은 다양한 식자재가 수입되는 걸 보며, 한국 F&B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거라 직감했죠. 2018년, 수도권과 멀지 않고 사과로 유명한 충주에서 댄싱사이더를 설립했어요. 유럽이나 미국의 애플사이더와 차별화된, 가장 한국적인 애플사이더를 빚기 위해 충주에 자리 잡은 건 당연한 결정이었죠. 그간 국내에 애플사이더 양조장이 없던 이유는 신맛이 강조된 사이더를 만들기엔 한국 사과가 달다는 편견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부사로 단맛을 강조한 달콤한 사이더를 만들면 될 일이었죠. 구연산으로 산도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고요. 댄싱사이더의 대표 제품인 ‘스윗마마’는 그렇게 탄생했어요. 증류주의 인기에 발맞춰 선보인 사과 브랜디 ‘애플스피릿’, 라벤더와 엘더플라워를 더한 드라이 사과 와인 ‘화사’ 등 현재 충주 사과로 다채로운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댄싱사이더는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크래프트 문화를 지향하고 술을 통해 일상의 유쾌함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충주에 오면 댄싱사이더 양조장이 있는 중앙탑사적공원에서 시간을 보낸 뒤 미국식 바비큐 레스토랑 밍거스바비큐에서 애플사이더를 곁들여보세요. 충주라는 지역과 크래프트 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저만의 방법입니다.

NATURE & THE OUTDOORS

심항산 충주호

충주 시내 어디서든 차로 10분만 가면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충주호가 그 압도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깊이와 넓이가 남달라 호수를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조성된 이 거대한 인공 호수는 댐이 위치한 종민동과 동량면 사이의 계곡에서 시작해 단양군 도담삼봉까지 약 97.2km²의 광활한 면적을 메우고 있다. 충주호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호수를 가까이에서 마주하고 싶다면 심항산(해발 약 337m)으로 향해보자. 이른 아침부터 등산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코스는 약 3.8km에 걸쳐 조성된 종댕이길이다. 1시간 반 정도 가볍게 숲길을 걷다 보면 ‘산 많고 물 좋은’ 충주의 속살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코스는 단 30분. 초보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완만한 코스지만, 풍경의 감동은 등산 난도에 비례하지 않는다. 정상에 서면 굽이치는 푸른 산세와 어우러진 호수의 모양이 마치 한반도 지형처럼 펼쳐지는 장관을 마주하게 된다. 인근 계명산 자연휴양림에서도 숲과 호수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주소 충북 충주시 종민동 산71

중앙탑사적공원

충주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장소. 충주댐에서 흘러든 물줄기로 형성된 탄금호를 따라 조성된 이 공원은 학생들의 소풍지이자 가족의 나들이 장소, 주민들의 산책로로 현지인의 일상을 오랜 기간 묵묵히 지켜왔다. 여름이면 호수 위에서 수상스키 같은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로 활기를 띤다. 이 공원의 중심에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일신라 때 세운 중앙탑이 있다. 남북 끝에서 동시에 출발한 사람들이 딱 마주친 자리가 이곳이라는 설화가 전해진다. 14.5m 높이의 석탑은 웅장하면서도 치우침 없이 안정적인 자태를 뽐내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 대회를 거치며 이곳은 커다란 변화를 맞았다. 국제조정경기장이 들어서고 산책로가 정비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빈센조> 등의 촬영지로 이름이 알려진 것도 이때부터다. 탄금호 수면 위로 조명이 내려앉는 일몰 무렵은 이곳이 가장 빛나는 시간이다. 화려한 빛을 머금은 다리들의 그림자가 물결에 일렁이면 낮과는 전혀 다른 밤 풍경이 시작된다.
주소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 탑정안길 6

수주팔봉

속리산에서 발원해 충주로 흘러오는 달천강은 충주 사람들의 자부심 그 자체다. 조선시대에 “물맛은 충주 달천강이 으뜸”이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물이 맑고 달기로 유명했다. 수달이 살아 달강(獺江), 물맛이 달아 감천(甘川)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달천강이 굽어 흐르며 만든 절경 중 제일은 수주팔봉. 살미면과 대소원면 사이에 솟은 이 봉우리는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과 강물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특히 강물에 비친 여덟 개의 봉우리가 아름다워 많은 이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전망대에 이르는 과정은 제법 고되지만 그 끝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보상처럼 다가온다. 가파른 절벽 사이를 오르내리며 봉우리의 윤곽에 서면, 고요하던 달천이 칼바위를 지나며 쾌활하게 부서지는 물살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수주팔봉이 유명해진 건 단지 드라마 <빈센조> 촬영지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바위 절벽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팔봉마을의 자갈밭을 캠핑장으로 만들어 누구나 머물 수 있게 내어준 덕분이다. 숲과 절벽 그리고 강물이 휘감아 도는 이 낯선 비경 덕에 캠퍼들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굳이 텐트를 챙기지 않아도 좋다. 마을 내 마련된 글램핑장에 몸을 뉘면 시시각각 변하는 수주팔봉의 실루엣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주소 충북 충주시 살미면 토계리

Eat & Drink 

근처빵집

빵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충주의 빵지순례지. 특히 치아바타·사워도·포카치아 등의 식사빵은 오전 중이면 금방 동이 나고, 페이스트리·소금빵·스콘 등 디저트류와 샌드위치 역시 오후에 가면 빈손으로 돌아오기 일쑤다. 부모님의 귀촌을 계기로 충주에 자리 잡게 된 오세미 대표는 높이가 낮고 오래된 맨션들이 모여 있는 동네의 매력에 반해 이곳에 매장을 열었다. 외식업을 운영해본 노하우 덕분에 혼자서도 하루 20~30가지 빵을 거뜬히 구워낸다. 계절별로 바뀌는 메뉴도 인기 비결 중 하나. 추운 계절에는 소태면 농장에서 직접 수급한 밤으로 만든 짭짤한 밤식빵이, 날이 더워지면 달달한 사과파이가 진열된다. 지역 상생에도 진심이다. 지난여름 지역 양조장의 팝업 행사에서 제철 식자재와 특산품을 활용한 페어링 요리를 선보였다. 오래된 동네의 정취 속 이곳에서 나고 자란 재료로 만든 빵을 맛보고 싶다면 망설임 없이 근처빵집의 문을 두드려보자.
주소 충북 충주시 금봉7길 16 영업시간 8:00~18:00(월~수 휴무)
인스타그램 nearby_bakery

꼬보

충주법원 건너편 뒷골목의 숨은 아지트 같은 작은 선술집. 이탈리아어로 동굴을 뜻하는 꼬보(covo)는 그 이름처럼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일본 스타일의 이탈리아 요리를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1년 반 전, 대전에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박영주 대표는 여행을 다니며 영감받은 것들로 매장을 채웠다. 대표 메뉴인 치킨 난반은 일본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맛을 재현했고, 철판 나폴리탄 파스타는 넷플릭스 드라마 <퍼스트 러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원래는 고향인 괴산군에서 반줏집을 하고 싶었어요. 요리를 시작한 건 그저 사장이 되고 싶어서였고요.” 무심히 툭 내뱉는 말 속에 오히려 지역과 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묻어난다. 단골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지덮밥부터 제철 식자재에 따라 매번 주재료가 바뀌는 파스타까지 메뉴 하나하나에 공을 들였다. 프랑스 해산물 스튜인 부야베스에서 착안한 토마토 해산물 나베는 얼큰한 맛을 가미해 크리스마스 홈파티를 열 때처럼 소중한 사람들과 음식과 시간을 나누기에 제격이다.
주소 충북 충주시 대가미13길 28
영업시간 11:30~22:00(브레이크타임 15:30~17:30,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covo.cj

세상상회

불량 청소년들이 몰래 비행을 저지르는 동네, 빈집이 모여 있는 스산한 골목. 그러니까 8년 전, 사람들이 조선시대 관아가 있던 터를 따라 형성된 동네 ‘관아골’을 설명하던 수식어다. 충청감영과 충주시문화회관, 충주예총회관 등의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한때는 이 동네가 역사와 문화, 예술의 중심지임을 알렸으니까. 이곳에 활기가 감돌기 시작한 건 2018년, 1945년에 지은 일본식 가옥과 1970년대 한옥을 개조한 카페 세상상회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요양차 충주에 내려온 지역활성화 컨설턴트 이상창 대표가 비슷한 처지의 청년 창업가들과 함께 뒷골목에 모여 동네를 시끌벅적하게 하는 작당모의를 한 것이다. 세상상회를 이루는 건 이 대표의 아내가 직접 구운 디저트와 생강·딸기 등 로컬 식자재를 활용한 음료 그리고 정성껏 로스팅한 커피만이 아니다. 이곳은 기꺼이 지역 작가들의 창작물을 전시·판매하는 장이자 창업가와 창작자들의 작업 공간이 되어준다. 세상상회 앞 골목은 담장마켓, 관아골소풍주간, 충주 북페어 같은 다채로운 로컬 문화가 피어나는 광장이다. “저는 한 번도 그냥 카페 사장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라는 이 대표의 말처럼, 정체되어 있던 동네에 로컬 브랜드가 불어넣은 숨결은 이제 충주를 새롭게 정의하는 가장 큰 동력이 되고 있다.
주소 충북 충주시 관아5길 4-1
영업시간 화~토 12:00~21:00, 일요일 12:00~20:00(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sesang_jack

빠리방앗간

남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충주 시내를 가로질러 달천강으로 흐른다. 11km 남짓한 충주천 굽이마다 제철 꽃이 피고, 그 곁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바쁜 일상 속 시민들에게 숨을 고르는 쉼표가 되어준다. 하천의 뒷골목, 나지막한 주택가 사이에 자리 잡은 빠리방앗간은 이름 그대로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방앗간집 아들 류관열 대표가 운영하는 양식당이다. 8년 전 오픈 당시에는 정통 프랑스 요리에 주력했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현지식 대신 대중에게 친근한 이탤리언 파스타를 중심으로 메뉴를 재구성했다. 류 대표는 익숙한 음식 속에 생소한 식자재를 녹여 새로운 맛을 전한다. 그렇게 탄생한 메뉴가 바로 뇨키크림파스타. 녹진한 크림소스와 감자로 만든 쫀득한 뇨키가 조화를 이루는데, 그 위에 얹은 달걀노른자를 톡 터뜨리면 고소한 풍미가 화룡정점을 찍는다. 리가토니처럼 결이 살아 있는 쇼트 파스타 면을 사용해 다채로운 식감을 선보이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 업력이 쌓이며 단골 층이 두터워진 요즘은 고정 메뉴의 틀을 유지하면서 ‘오늘의 수프’ 등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미식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주소 충북 충주시 지곡6길 40
영업시간 11:30~21:30(브레이크타임 15:30~17:30, 일・월 휴무)
인스타그램 paris_bangahkan

예반화덕

‘예를 다해 차린 밥상’이라는 뜻을 가진 예반화덕은 그 이름처럼 화덕에 정성껏 구운 피자를 선보이는 곳이다. 옛 염소탕집을 개조해 리모델링한 상가 건물 고티맨숀에 입점해 있다. 옆 건물에 자리한 돈가스 전문점 예반27을 운영하는 김태화 대표가 화덕 피자를 만들고 싶다는 오랜 바람을 이곳에서 실현하고 있다. 오래된 한옥을 이루던 서까래는 공간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키포인트. 메뉴 이름에도 이 특징을 고스란히 녹였다. 화덕에서 갓 구운 쫄깃하고 바삭한 도 위에 싱그러운 루콜라와 풍미 가득한 치즈를 올린 피자는 서까래 루콜라가, 짭조름한 프로슈토로 완성한 메뉴는 서까래 프로슈토가 됐다. 피자에 곁들일 수 있는 크림 파스타, 알리오올리오 등의 식사도 준비돼 있다.
주소 충북 충주시 관아5길 2, 1층
영업시간 11:30~20:00(브레이크타임 15:00~ 17:00, 월요일 휴무)

잔풀

소도시의 매력은 낮고 제각각인 건물이 만드는 정겨운 풍경에 있다. 충주천을 따라 골목 사이를 산책하다 보면, 따뜻한 느낌의 벽돌과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창문이 어우러진 개성 넘치는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입구부터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가득한 이곳은 카페이자 플랜트 숍인 잔풀. 박수빈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남편의 근무지인 충주로 이주하며 지난해 여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잔풀이 들어서기 전 PC방으로 쓰이던 이곳은 통창마다 검은 시트지가 붙어 있어 답답한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창을 투명하게 개방한 상태다. 처음엔 식물 가게로만 운영할 생각이었는데, 사람 사이의 온기와 배려가 머무는 공간을 구현해 보고 싶어 카페를 겸하게 됐다. 입구에 낯선 이들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커다란 공용 테이블을 두고, 한편으론 혼자만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벽 테이블을 배치한 것도 이러한 동경 때문이다. “큰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모르는 이에게 선뜻 자리를 내어주며 짐을 치우는 모습이 다정하게 느껴졌거든요.” 식물 가게답게 배롱나무 티 에이드, 훈연 유자향 홍차 냉침 밀크티 등 찻잎을 이용한 음료가 대표 메뉴. 공간을 가득 메운 식물과 잔풀의 마스코트 강아지 순돌이를 감상하는 건 덤이다.
주소 충북 충주시 봉방2길 21
영업시간 화~금 10:00~19:00, 토·일 10:00~20:00(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janpull__

평정

5년 전, 충주에서 자란 두 형제가 1989년에 지은 대림여인숙 건물을 매입해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꾸렸다. 1층 카페 평정은 동생이, 2층 게스트하우스 대림여인숙은 형이 맡아 운영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세상상회에서 일하던 동생 이준영 대표의 주도로 진행됐다. 공간 곳곳에 스민 이국적 정취에서 느껴지듯 카페 콘셉트는 여행이다. 시그너처 메뉴를 푸딩으로 정한 이유도 평소 여행지에서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디저트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는 아늑한 우드 톤과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활용해 일본 소도시의 어느 카페에서 볼 법한 빈티지한 분위기로 채워나갔다. 특히 공을 들인 것은 바 테이블. 손님들과 소통하며 일하고 싶은 마음에 마련한 이 자리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지금의 바 자리는 본래 여인숙 주인이 머물던 방이었고 계산대는 당시에도 손님을 맞이하던 카운터였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게 된 셈이다. 평정에서는 뜨개 모임, 독서 모임 등 다양한 커뮤니티 행사도 활발히 열린다. 올 상반기에는 카페 앞 건물에 바를 오픈할 예정. 대림여인숙이 그러했듯 평정은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저마다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주소 충북 충주시 성서1길 14-1
영업시간 12:00~22:00(수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p_pyeong_jeong_

진진

충주를 포함한 내륙지방에서는 음력 6월 15일, 유두(流頭)절을 기념하곤 했다. 모내기가 끝나고 보리와 밀을 거두고 나면 가장 먹거리가 풍성해지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갓 수확한 햇밀로 국수를 만들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이웃과 나눠 먹던 풍습이 유두면, 즉 햇밀 칼국수의 유래다. SNS에 충주를 검색하면 칼국수 맛집이 여럿 뜨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닭곰탕 전문점 진진 역시 이런 지역적 수요와 식문화를 제대로 파악했다. 3년 전, 서울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이효진 대표는 자신의 소울 푸드인 닭곰탕과 닭칼국수를 대표 메뉴로 내걸었다. 닭곰탕과 닭칼국수를 비롯해 닭매운탕, 닭무침 등 식사는 물론 안주로 즐기기 좋은 요리를 함께 선보인다. 진진의 모든 메뉴가 인기를 끄는 비결은 ‘당일 제작, 당일 소진’을 원칙으로 하는 녹진한 육수에 있다. “어린 닭을 오래 삶으면 실처럼 풀어지죠. 나이 든 닭의 살과 뼈를 오랜 시간 뭉근히 끓여내야만 비로소 깊은 맛이 완성됩니다”라고 이 대표는 설명한다. 뽀얀 국물의 닭곰탕과 닭칼국수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며, 닭비빔칼국수는 쫄깃한 면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폭발한다.
주소 충북 충주시 봉방5길 23
영업시간 11:30~21:00(브레이크타임 15:00~16:30, 수·일 휴무)
인스타그램 jinjin_dak

Art & Culture

고티맨숀

1969년부터 관아골을 지켜온 염소탕집 자리에 6개의 라이프스타일 상점이 일제히 들어섰다. 화덕 피자 전문점 ‘예반화덕’을 비롯해 이탤리언 다이닝 ‘핀치오살레’, 김치짜글이 전문점 ‘짜글옥’, 독립서점 ‘책방, 궤’, 무인 문구점 ‘우디 로그’, 향 브랜드 스튜디오 ‘쁘레땅’이 그 주인공이다. 지역관리회사 보탬플러스가 오래된 건물을 매입해 탄생시킨 고티맨숀은 현재 이들의 새로운 터전이자 지역의 중심지로 운영되고 있다. 보탬플러스 박진영 대표는 ‘관아골에 더 많은 창업가와 창작자가 들어왔으면 하는 마음, 관아골의 정취를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래 체류하며 누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고티맨숀을 기획했다. 인근 상가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제공하는 조건은 단 하나. 입점 업체들은 매달 담장마켓 같은 행사에 참여하거나 시민을 위한 창업 클래스를 마련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 마을 일이라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동네 이웃 덕분에 관아골에서 기획하는 모든 콘텐츠에는 외부 용역이 필요 없다고. 음향부터 디자인, 건축, 영상까지 마을 안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고티맨숀 한편에는 이 건물의 옛 사진을 전시해놓은 공간을 마련했다. 박 대표는 “염소탕집의 아드님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간직하고 싶다고 전해준 자료로 전시관을 만들었어요”라고 설명한다. 시간의 켜가 쌓인 기록 앞에 서면, 옛것의 역사를 보존하며 오늘날의 가치를 더하는 것이 도시재생의 본질임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주소 충북 충주시 관아5길 2
영업시간 10:00~22:00(업체별 상이)
인스타그램 goti_mansion

빈칸

문화도시라는 수식어를 가진 도시답게 충주 시내에는 청년 창업가나 창작자를 위한 공간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로컬종합상가 ‘복작’도 그중 하나로, 여인숙을 개조한 건물에 공유 오피스부터 사진 스튜디오, 책방까지 다양한 공간이 들어서 있다. 복작에 자리한 독립서점 빈칸은 글책방을 표방한다. “서점을 책을 파는 곳을 너머 글쓰기 모임이 이뤄지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는 우혜빈 대표의 바람대로 ‘표지에 꽂혀서 산 책을 자랑하는 모임’, ‘좋아하는 문장을 나누는 모임’ 등 가볍고 재미있는 모임이 열린다. 빈칸의 서가에는 대표의 취향을 반영한 소설과 시집 등의 문학 도서가 주를 이루고 사랑, 글, 말 등을 주제로 한 세심한 큐레이션 섹션도 마련돼 있다. 작가와의 북토크, 북페어 등의 행사를 기획하기도 하는데, 지난해 열린 북토크에는 옆 동네 괴산군 출신의 예소연 소설가를 초대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올 상반기엔 동네 매거진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관아골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어르신부터 이제 막 동네에 자리 잡기 시작한 청년 창업가까지,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실릴 매거진이 궁금하다면 빈칸을 방문해보자.
주소 충북 충주시 성서1길 12-1, 202호
영업시간 월·화·목 12:00~20:00, 금~일 12:00~18:00(수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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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책방

“내 창작물을 전시할 공간이 없다면,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학업 때문에 충주살이를 시작한 수집책방 대표이자 독립출판 작가 수방방이 남다른 패기로 말한다. 인천 출신인 그는 만화애니메이션학과를 졸업한 후 한적하고 지역 커뮤니티가 잘 형성된 충주에 마음이 동해 이곳에 독립서적만을 위한 책방을 열기로 결심했다. ‘책을 수집하다’는 뜻과 ‘수방방의 집’이라는 중의적 표현으로 이름을 지은 수집책방은 충주 청년몰에 자리하고 있다. 충주시에서 청년 상인들의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 저렴한 임대료로 지원하는 청년몰은 창업가나 창작자가 한데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곳이다. 6평 남짓한 작은 공간 안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수방방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아 있다. 이곳에서는 작가가 직접 제작한 출판물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아트북을 판매하며 인쇄매체, 그림, 만화를 주제로 한 전시나 판화 노트 만들기, 야간 작업반 같은 워크숍이 열리기도 한다. 수방방 작가는 앞으로도 지역에서 독립출판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함께 프로젝트를 도모할 예정이다.
주소 충북 충주시 관아4길 15, 104호
영업시간 11:00~18:00(금·토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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