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퍼를 위한 한남동 - 헤이트래블 - hey!Travel

  • written by LEE JIHYE
  • PHOTOGRAPHY BY JEON JAEHO

쇼퍼를 위한 한남동

Treat Yourself in Hannam

한남동 뒷골목에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매장을 비롯해 정체성 뚜렷한 부티크와 뷰티숍들이 포진했다. 하루쯤 온전히 ‘플렉스’하고 싶은 날. 한남동 쇼퍼의 하루 코스를 제안한다.
  • written by LEE JIHYE
  • PHOTOGRAPHY BY JEON JAEHO
2024년 07월 08일

디어드라세나

디어드라세나 매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브랜드가 강조하는 ‘행복한 변화’의 이유를 오감으로 느끼게 된다. 자체 개발한 25가지 살롱이 내는 은은한 향기와 복층을 채운 흙, 나무, 천연 석재의 정제되지 않은 모습이 조금 전까지의 번잡한 도심에선 상상치 못한 치유를 선사하기 때문. 디어드라세나는 30년의 히스토리를 가진 프리미엄 헤어 살롱 고현정헤어가 지난해 론칭한 브랜드로, 한남점은 성수동에 이은 두 번째 오프라인 매장이다. 계면활성제를 빼고 자연 유래 성분을 넣은 헤어 제품이나 미국 환경단체 EWG의 그린 등급을 받은 핸드크림이 인기다. 퍼퓸은 알코올을 모두 빼고 마실 수 있는 옥수수 발효주정으로 대체되었다고. 시향이나 테스트 후에 바로 번잡한 도로로 나서지 말고 뒤편의 테라스에서 남은 여운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34-1 영업시간 11:30~21:00
인스타그램 @dracena_cosmetic


코스믹맨션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부티크 매장이 즐비한 한남동 뒷골목에는 11년째 한자리에서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곳이 있다. 최근 북촌에 세 번째 매장을 오픈한 코스믹맨션이 그 주인공. 영국 여행 매거진 <타임아웃>도 주목했던 코스믹맨션의 캔들은 100% 소이왁스로 제작할 뿐만 아니라 소이왁스가 함유할 수 있는 최대량의 아로마 오일을 사용해 불을 붙이지 않아도 향이 진하게 퍼진다.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하면서도 유니크한 향을 찾는다면 추천. 가볍고 플로럴한 향을 좋아하는 에디터는 ‘걸 위드 로즈’ 퍼퓸을 구입했다.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아 선물하기 좋은데, 특히 사쉐는 고열 처리한 천연 원석에 오일을 입힌 후 리넨 파우치에 담아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룸과 패브릭 스프레이도 외국인들의 선물 리스트에서 항상 상위를 차지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4길 31 2층 영업시간 11:00~20:30
인스타그램 @cosmicmansion


레인리포트

경리단길에 자리한 레인리포트는 매일 빗속에서 스페셜티 커피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콘셉트 카페. 공간 브랜딩 기업 글로우 서울은 “왜 비 오는 날이면 커피가 더 맛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레인리포트를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원두가 자라는 환경과 기후, 온도, 추출 기압 등 미세한 차이에도 영향을 받는 커피 맛을 바탕으로 공간을 구축했다. 각 원두 산지의 습도와 온도, 날씨에 대한 데이터를 복층의 매장 중앙에 마련된 대형 슈퍼컴퓨터이자 샹들리에 그리고 매장 곳곳에 미디어아트로 전시했다. 실제로 원두 또한 이런 조건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관리하는 덕분에, 깔끔하면서도 개성 있는 드립 커피 맛을 유지한다. 카페 외부에선 시간마다 비가 내리는데(겨울철엔 눈으로 변한다), 별도로 구비된 우산을 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40길 85 1, 2층 영업시간 11:00~21:30
인스타그램 @rainreport_official


락피쉬웨더웨어

레인부츠로 잘 알려진 락피쉬웨더웨어는 사실 메리제인과 스니커즈, 샌들 같은 패션 슈즈의 강자다. 말하자면 영국의 클래식한 감성이 듬뿍 묻은 올 슈즈 플레이어. 대표적인 레인부츠는 50%에 달하는 천연고무를 사용해 얇고 가벼우면서도 오랜 시간 형태가 유지돼 한번 신어본 사람은 계속 찾을 수밖에 없는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최근 출시한 레이스업 스니커즈도 사복 장인으로 손꼽히는 셀럽들의 SNS를 가득 채웠다. 이런 락피쉬웨더웨어가 국내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한남동에 연 것은 유행을 빠르게 흡수하는 Z세대와 외국인들의 취향을 겨냥했기 때문. 평일에도 매장에 들어가기 위한 대기 줄이 늘어선 것만 봐도 성공적임을 알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나 온라인 스토어에 없는 제품도 한남동 쇼룸에선 종종 만날 수 있어 레어템을 찾는 락피쉬웨더웨어 마니아들의 발길이 잦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4길 58-26 B1 영업시간 11:30~20:00
인스타그램 @rockfish_official


교촌필방

마치 “열려라 참깨!”를 외쳐야 할 것 같은 간판 없는 벽과 커다란 문. 교촌치킨의 프리미엄 오프라인 매장 교촌필방은 간판 없는 가게를 뜻하는 스피크이지바 콘셉트의 레스토랑이다. 벽에 걸린 대형 붓을 당기면 문이 스르르 열리는데, 이 문을 통과한다 해도 끝이 아니다. 비밀의 필방에 온 것 같은 좁은 공간에서 붓이 걸린 벽을 밀면, 그제야 커다란 레스토랑과 마주한다. 내부 역시 신비로운 연기가 올라오는 곳에 걸린 대형 붓이 메인 인테리어. 다양한 맛의 양념을 취향에 따라 직접 붓으로 발라 먹는 것 또한 무척 컨셉추얼하다. 이런 이유로 K-치킨을 궁금해하는 외국인에게 특히 인기. 안쪽의 룸에선 여덟 코스의 ‘치마카세’를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다. 치킨과 어울리는 와인이나 수제 맥주, 막걸리도 준비돼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보광로 127 유영빌딩 1층 영업시간 11:30~23:30
인스타그램 @kyochon_pilbang


모이아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주최하는 디자인 프로그램의 우승자 임유정 디자이너가 론칭한 모이아는 한남동 뒷골목이 지금처럼 주목받기 훨씬 이전부터 이 자리를 지켰다. 임유정 대표는 “당시엔 조용한 뒷골목이었기에 내실을 다지며 모이아에만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회상한다. 2017년 1층에서 시작한 첫 번째 쇼룸은 얼마 전 2층까지 확장해 다락방처럼 꾸몄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일상에 스며드는 편안한 옷’이라는 헤리티지를 공간으로 표현한 것.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것이 조금 번거로울 수 있지만, 오히려 여유롭게 앉아 쉬거나 착장해보기에는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 모이아의 옷은 내추럴한 디자인에 동양적 요소를 한 방울 떨어트렸는데, 자연스럽게 흐르는 핏에 고급스러우면서도 부드러운 착용감으로 20~30대 여성 손님 비중이 높은 편. 최근에는 인근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 덕분에 외국인의 발걸음도 늘었다고.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4길 56 영업시간 화~일 11:00~19:00
인스타그램 @moia.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