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뗀



영국 소도시의 잘 가꾼 오래된 집에서 뜨개질하는 것 같은 시간을 경험할 수 있는 곳. 청계산 초입, 산자락을 배경으로 두른 2층 주택을 개조한 누뗀은 니팅 브랜드 ‘뜨개 사계절’에서 운영하는 공간이다. 독일어로 ‘짜다’ ‘뜨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 ‘Knütten’에서 이름을 가져왔으며 2년 전 공방 겸 쇼룸으로 문 열었다가 찾는 이들이 많아져 상점과 카페로 확장했다. 안으로 들어서면 빈티지 가구와 벽난로, 감각적인 뜨개 작품들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뜨개 초보를 위한 DIY 패키지로 유명한 ‘뜨개, 사계절’의 인기 제품을 비롯해 실, 부자재 등이 곳곳에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목도리, 패션 아이템으로 뜨기 좋은 ‘베를린’과 ‘포엣 모헤어’가 베스트셀러 중 하나. 입문자와 초심자도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낮은 난이도의 뜨개 패키지도 살뜰히 갖췄다. 샘플이 대부분인 다른 뜨개 상점과 달리 완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 바깥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목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싶다면 아침 일찍, 청계산 공기가 싱그러운 시간에 찾을 것.
주소 서울시 서초구 청계산로 119
영업시간 10:30~19:00(수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비정기 휴무일 확인 필수)
인스타그램 __nutten
쎄비하우스


뜨개질하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기쁨과 즐거움의 최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곳. 성수동 한복판에 들어선 7층 규모의 뜨개 라운지로 국내 대표 뜨개 브랜드 중 하나인 ‘쎄비’가 지난 9월 야심차게 선보인 브랜드 경험 공간이다.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상점에선 쎄비가 제작한 모든 종류의 실과 도안, 각종 부자재, 작가들과 협업해 만든 뜨개 패키지를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4층부터는 뜨개 경험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니팅 라운지가 펼쳐진다. 부티크 호텔, 하이엔드 소셜 클럽을 연상시키는 이 공간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경험은 다음과 같다. 어느 누구의 시선, 방해 없이 뜨개질을 하고 싶다면 요람처럼 안락한 개인 좌석의 프라이빗 존을 갖춘 5층으로 향할 것. 친구와 함께 수다 떨며 뜨개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겐 4층의 카페 공간이 제격이다. 입장할 때 지불한 라운지 티켓 안엔 다과, 음료, 커피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특권이 포함되어 있다. 애주가라면 술 한잔 기울이며 뜨개질할 수 있는 그 옆의 바 공간도 놓치지 말자. 뜨개질하다 몸이 뻐근해지면 고층부로 올라갈 차례다. 커뮤니티룸, 뮤직룸, 라이브러리로 구성되어 있는 6층에선 아트북을 읽거나 최고급 음향 시스템을 갖춘 청음실에서 음악 감상 등을 즐길 수 있다. 바깥 공기를 쐬고 싶다면 꼭대기 층의 니팅 가든에서 번화한 성수동의 풍경을 ‘뷰’로 즐기다가 다시 뜨개질에 집중해 보자.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5가길 28
영업시간 11:00~20:00 (1/1 설·추석 당일 휴무)
웹사이트 www.sevy.co.kr
바늘이야기


뜨개에 잠깐이라도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접하는 이름이 있다. ‘바늘이야기 김대리’ 얘기다. 무려 46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김대리’는 국내 대표 뜨개 브랜드인 바늘이야기 송영예 대표의 딸로, 파주와 연희동에 브랜드와 같은 이름의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며 브랜드 연 매출을 13억원에서 약 130억원으로 끌어올린 장본인. 상점과 카페, 아카데미, 스튜디오를 한데 모은 바늘이야기 연희점은 브랜드가 직접 제작하거나 까다롭게 큐레이션한 실과 부자재, 그리고 김대리의 최신 프로젝트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 처음 방문한 이라면 매장 곳곳에서 만나는 ‘오리엔테이션’ 가이드를 꼭 확인할 것. “매장 곳곳에 전시 중인 뜨개 작품 중 자신의 수준과 경험에 맞는 난이도의 제품을 고른 후 샘플 카드에 적힌 실, 바늘, 부자재 등을 고르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뜨개질 혹은 이런 공간을 처음 경험하는 이들에겐 말처럼 쉽지 않다. 늘 ‘도울 준비’가 된 직원에게 안내를 청하거나 매장 중앙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이용법을 알려주는 김대리 영상을 시청해도 좋다. 2층으로 올라가면 혼자, 혹은 여럿이 앉아 뜨개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펼쳐진다. 혼자 와서 뜨개 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카페에서 준비한 ‘바만추(바늘 친구 만남 추구)’ 팻말을 테이블 위에 올려둘 것. 뜨개 상영회, DJ와 함께하는 뜨개 파티, 어글리 스웨터 데이 등 바늘이야기가 주최하는 획기적인 뜨개 이벤트에 관심이 많다면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오는 소식도 함께 주시하자.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15
영업시간 10:00~20:00(설·추석 당일 휴무)
인스타그램 banul_yeonhui
베른샵서울



뜨개인의 세계에선 실의 종류뿐 아니라 독창적인 색감과 질감, 디자인도 중요하다. 성수동에서 아직 ‘힙’의 때가 덜 묻은 조용한 동네, 성덕정길에 자리한 베른샵서울은 뜨개질 세계에서 세련된 감각을 자랑하는 편집숍으로 통한다. 주얼리 디자이너 출신의 도현미 대표가 문 연 이곳에선 손으로 염색하며 고유한 색감을 디자인하는 실 브랜드 ‘퍼스널 얀’과 ‘오밀조밀’을 비롯해 크로셰, 뜨개 아티스트들의 도안, 작품 등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일반 실과 다른 독특한 색·모양·질감의 원사를 합사해 만드는 팬시얀(Fancy Yarn) ‘티티크’의 작업실도 매장 한쪽에 공방처럼 자리한다. 뜨개 자재와 작품뿐 아니라 대표가 공들여 찾아낸 일러스트레이터, 세라믹 아티스트 등 로컬 창작자들의 작품과 제품도 매장 곳곳에 진열되어 있다. 개성 있는 실, 나만 알고 싶은 작가의 귀여운 아이템 등에 관심이 많다면 성수동 나들이 코스에 슬쩍 끼워넣어보자.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3길 10-1 1층
영업시간 수~토 13:00~19:00
인스타그램 bern.shop.seoul
뜸새


북유럽이나 일본처럼 뜨개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선 뜨개질을 예술의 영역으로 두고 활동하는 작가들이 많다. 그들은 바늘을 붓 삼아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 나가듯 도안 없이 창의적인 오브제를 만든다. 그러한 뜨개 세계에 호기심이 인다면 망원동 뒷골목에 자리한 뜸새를 찾아볼 것. 뜨개 디자이너 정영진이 지난 10월에 문 연 작업실이자 쇼룸으로, 입구에서부터 신비로운 색과 모양새를 뽐내는 작품들이 방문자를 반긴다. 뜸새의 마스코트는 해파리를 본 떠 짠 ‘젤링이’. 패션 스타일리스트를 준비하다가 뜨개를 접한 후 일본의 수예학교에서 유학까지 하고 온 디자이너의 감각과 개성이 담긴 작품이다. 다양한 색과 질감의 원사에 의류, 액세서리 부자재를 창의적으로 섞어 뜨며, 약 20여 가지 실과 재료를 그때 그때 떠오르는 영감으로 조합해 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는 것도 매력적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올 법한 버섯 모양의 뜨개 조명 ‘초롱이’, 샤갈의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 짠 뜨개 꽃병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들을 완제품, 혹은 패키지로 구매할 수 있다.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소규모로 클래스도 운영한다.
주소서울시 마포구 망원로2길 87
영업시간 화·금 14:00~20:00 토 12:00~20:00 일 12:00~17:00(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tteums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