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의 도시, 포틀랜드를 즐기는 법 - 헤이트래블 - hey!Travel

  • written by HAEYOUNG SOHN
  • PHOTOGRAPHY BY MICHAEL ARELLANO

포용의 도시, 포틀랜드를 즐기는 법

Discovering Diversity in Portland

포틀랜드를 대표하는 브랜드 나이키의 디자이너로 일하며 로컬 커뮤니티를 한데 끌어안는 티하우스 ‘반즈 & 모건’을 오픈하고, 같은 이름의 패션 브랜드까지 론칭한 아미르 모건. 낯선 문화를 기꺼이 포용하는 도시 포틀랜드를 사랑하는 그가 자주 찾는 공간을 소개한다.
  • written by HAEYOUNG SOHN
  • PHOTOGRAPHY BY MICHAEL ARELLANO
2025년 01월 05일

Barnes & Morgan

반즈 & 모건은 포틀랜드 올드 타운, 혹은 차이나타운이라고 불리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팬데믹 동안 경제적·문화적 혹한기를 거쳤던 이 동네에 최근 힙한 공간들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문화의 열기가 다시금 끓어오르는 중이다. 그 문화를 리드하고 있는 반즈 & 모건의 아미르 모건은 이 지역 한가운데서 ‘차’를 중심으로 패션, 디자인,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다. “각 나라마다 자신들의 차 문화에 자부심이 있어요. 차에는 절대 우유를 넣어선 안 된다, 차에 설탕이나 단맛을 넣어선 안 된다. 이처럼 각기 다른 차 문화가 존재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차’는 그 어느 문화에서도 ‘환영(hospitality)’을 의미한다는 거예요. 손님들이 이곳에서 차를 마시고 패션, 디자인, 아트, 음식 등을 편히 즐기면서 커뮤니티 안으로 성큼 들어오면 좋겠어요.” 이 외에도 반즈 & 모건에서는 아미르 모건의 시그너처인 브림이 말려 올라간 모자, 캔버스와 레더를 사용한 깔끔한 토트백을 구매할 수 있으며, 그의 첫 여성 패션 컬렉션까지 살펴볼 수 있다.

주소 131 NW 2nd Ave, Portland, OR 97209 홈페이지 barnesandmorgan.com 인스타그램 barnesandmorgan

Cargo

기찻길 옆 거대한 웨어하우스를 완벽한 하나의 숍으로 사용하고 있는 카고는 전 세계의 다양한 공예품과 앤티크 제품들로 가득하다. 세라믹 아티스트이자 공예품 수집가인 패티 메릴은 1996년부터 장인과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카고를 설립했다. 웨어하우스 형식의 토털 스토어는 2014년부터 시작됐고 현재 포틀랜드 로컬 아티스트와 세계 곳곳 공예 장인들의 스토어가 입점해 있다. “일단 이곳에 들어가면 한참의 시간을 보내게 돼요. 전 세계 장인들과 연결하는 노력을 꾸준히 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곳이고요.” 1층에서는 책부터 문구, 옷, 주얼리, 인형 등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다양한 공예품 등을 주로 판매하고, 전 세계의 다양한 랜턴과 빈티지 레이스로 만들어진 샹들리에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가구, 카펫, 러그뿐 아니라 문이나 기둥과 같은 앤티크한 건축자재까지 구비되어 있다. 친구랑 함께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전화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곳. 다양한 웨어하우스가 모여 있는 센트럴 이스트사이드에 위치하고 있다.

주소 81 SE Yamhill St, Portland, OR 홈페이지 cargoinc.com 인스타그램 cargoinc

Lan Su Chinese Garden

“포틀랜드 올드 타운에 위치한 정말 아름다운 정원이에요. 이곳을 걷다 보면, 그 아름다움과 여유에 빠져서 지금 여기가 포틀랜드인지 어디인지 잊게 돼요. 무엇보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찻집이 좋아서 자주 찾곤 했어요.” 명나라 전통 스타일로 건축된 정원은 호수만큼 큰 연못을 한가운데 두고 그 주변으로 중국 전통 정자들이 자리해 있다. 정자와 정자 사이를 잇는 작은 다리 난간에 기대어 속닥대는 미국인들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친숙하다. 한쪽에 마련된 찻집에서는 중국의 다양한 차와 다과를 맛볼 수 있다. 중국의 설날인 춘절에는 중국식 탈춤을 직접 배워볼 수 있고 연못 위에 멋진 드래곤 보트 등을 띄워 랜턴 페스티벌을 여는 등 중국의 전통을 소개하는 알찬 프로그램을 마련해 포틀랜드에 중국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행할 때, 보통 내가 가고 싶었던 장소를 지도에 찍어 방문한 다음 잘 모르는 그 동네 곳곳을 둘러보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올드 타운도 그런 매력이 있죠. 여기저기 숍을 구경하고, 지칠 때는 이 정원에 들러보면 좋을것 같아요.”

주소 239 NW Everett St, Portland, OR 홈페이지 lansugarden.org 인스타그램 lansuchinesegarden

Matador

“마타도어는 제가 정말 자주 가는 곳 중 하나예요. 그곳에 앉아 해피 아워 때까지 일을 하다가 친구들과 한잔(물론 저는 주스를 마시지만요)하고 집에 가기도 할 만큼 편하고 즐거운 공간이에요.” 마타도어는 테킬라로 유명한 곳이다. 블랑코, 레포사도, 아네호 등 테킬라를 중심으로, 그 섬세한 풍미에 어울리는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음식에 따라오는 술이 아니라 술에 따라오는 음식을 선보인다는 말. 그렇다고 해서 요리를 대충 구성하고 있다는 오해는 말기를. 멕시코도 한국만큼이나 요리와 술에 진심이니 말이다. 오리건의 신선한 제철 재료를 사용해 멕시칸 요리를 새롭게 재해석한 메뉴는 최고급 테킬라에 완벽하게 어울린다. 테킬라가 부담스럽다면 수제 맥주를 마시면 된다. 포틀랜드에는 총 세 곳의 마타도어가 있다. 아미르가 주로 이용하는 곳은 올드 타운에서 멀지 않은 북서부 펄 지역에 있지만, 북포틀랜드 마타도어와 남동포틀랜드 마타도어도 각각의 로컬 컬처를 만들어낸다.

주소 North Portland : 4111 N Williams Ave, Portland, OR 홈페이지 matadorrestaurants.com 인스타그램 matador_restaurants

KANN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출연한 에드워드 리 셰프 덕분에 알려지기도 한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는 미국 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요리 상으로 음식 업계의 아카데미 상이라 불리기도 한다. 레스토랑 칸의 오너 셰프 그레고리 구르데는 이 상을 두 번이나 받았을 정도로 미국에서 인정받는 요리사다. 특히 2024 미국 북서부 지역 최우수 셰프로 선정되며 안 그래도 인기 있던 이곳은 포틀랜드에서 테이블을 예약하기 가장 힘든 레스토랑이 되었다. “이곳은 두말할 필요 없이 미국 내에서 최고의 아이티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이죠. 저는 레스토랑 칸 이외에도 그가 운영하는 바인 수솔(Sousòl)도 자주 가요. 무슬림이라 술을 마시지는 못하지만 이곳 무알코올 칵테일 메뉴가 너무 좋거든요.” 칸은 아이티 크리올어로 ‘사탕수수’를 의미하는데 이는 그레고리 구르데 셰프의 어린 시절 노스탤지어에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와 카리브해의 요리에서 영감을 받은 레시피에 오리건 제철 현지 재료를 이용해 아이티의 바비큐 스타일로 쿠킹하며 시즌별 새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주소 548 SE Ash St, Portland, OR 97214 홈페이지 kannrestaurant.com 인스타그램 kannrestaurant


Portland Friend

아미르 모건(Amir Morgan) | 반즈 & 모건 대표
나이키의 소재 디자이너이자 티 & 패션 하우스 반즈 & 모건의 대표이기도 하다. 커피 말고 차만 마신다는 그는 티 문화에 패션, 라이프스타일, 컬처를 접목한 커뮤니티 공간, 반즈 & 모건을 오픈하며 숍 내에 직접 디자인한 점프수트, 모자, 가방을선보여 큰 인기를 모았다. 그리고 몇 주 전 첫 여성 컬렉션까지 론칭하며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