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13:00
Market



활기 넘지는 망원동의 성지
망원시장
본격적인 망원동 투어의 시작은 망원동의 랜드마크이자 미식의 성지인 망원시장이다. 주말이면 맛집 탐방에 나선 젊은 관광객과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이 뒤섞여 그 자체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낸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고소한 기름 냄새와 상인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부켓을 반겼다. 부켓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시장 지하 1층에 위치한 ‘훈훈호떡’. 이미 SNS에서 핫한 이곳에서 그녀는 달콤하고 짭짤한 뿌링클 호떡과 고소한 씨앗 호떡을 한 손에 들고 아이처럼 기뻐했다. 이어 바삭한 튀김옷 속에 부드러운 속이 꽉 찬 크로켓까지 야무지게 베어 물며 달콤한 간식을 만끽했다. 시장을 둘러보던 부켓의 발길이 멈춘 곳은 생선 가게 앞. 겨울철 별미인 양미리가 짚으로 엮여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을 보고 그녀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 길쭉한 생선은 이름이 뭐예요? 한국 시장에는 정말 신기한 비주얼의 식재료가 많아요. 줄 서서 먹는다는 큐스 닭강정부터 바삭한 크로켓, 그리고 칼국수까지. 1만원짜리 한 장이면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해결 가능하네요. 터키의 바자르(시장)랑 비슷하면서도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에요.”
주소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6길
영업시간 10:00~21:00 (점포마다 다름)
13:00~15:00
FOOD



골목 끝 숨겨진 비밀 기지
고슴도치 티라미수
망원시장의 북적임에서 벗어나 한강 방향으로 걷다 보면, 망원정 인근 한적한 골목 끝자락에 다다른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트렌디한 음악이 흐르는 이곳은 인디 뮤지션들의 참새 방앗간 같은 고슴도치 티라미수다. 주민들조차 “여기에 이런 곳이 있었어?”라고 반문할 만큼 비밀스러운 위치지만, 놀랍게도 벌써 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숨은 터줏대감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알음알음 모여드는 아지트답게 공간을 채우는 플레이리스트도 남다르다. “숨겨진 비밀 장소를 찾은 기분이에요. 디저트 가게인데 음악이 너무 좋아서 나가기 싫으네요.” 부켓은 음악에 몸을 맡기며 시그너처 메뉴인 티라미수를 한 입 가득 떠 넣었다. 귀여운 고슴도치가 올라간 컵에 담겨 나오는 티라미수는 오리지널부터 말차, 얼그레이 등 다양한 맛이 있는데, 마스카르포네 치즈의 진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맛있는 디저트와 훌륭한 음악, 그리고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귀여운 굿즈까지. 망원동 깊숙한 곳에서 완벽한 휴식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희우정로5길 29
영업시간 10:00~19:00 (매주 월 휴무)
인스타그램 goseumdochi_tiramisu


오후의 여유로운 브런치
빌렛 망원
망원동 골목 한복판에서 뉴욕식 브런치를 만날 수 있다. 빌렛 망원은 붉은색 포인트 인테리어와 테라스가 어우러져 마치 뉴욕 브루클린의 식당에 온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브런치 카페다. “팬케이크 좋아해요?”라는 물음에 고개를 갸웃대던 부켓은 이곳의 뉴욕 팬케이크를 한 입 맛보자마자 “저 팬케이크 좋아했네요”라며 웃는다.
CIA 요리학교 출신의 셰프가 선보이는 정통 팬케이크는 오픈 직후부터 입소문을 타 빌렛 망원을 망원동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게 했다. 이곳의 메뉴는 하나하나가 주연급이다. 두툼하고 폭신한 팬케이크 위에 짭조름한 베이컨과 부드러운 달걀을 얹어 ‘단짠’의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주는 시그너처 ‘에그 앤 베이컨 팬케이크’는 기본이고, 파스타 역시 수준급이다. 신선한 바지락을 아낌없이 넣어 우려낸 육수에 마늘 오일의 알싸한 향이 깊게 배어든 ‘봉골레 파스타’ 그리고 인위적인 설탕 맛이 아닌, 방울토마토를 뭉근하게 오래 끓여 자연 그대로의 감칠맛과 기분 좋은 산미를 극대화한 ‘체리 토마토 파스타’는 셰프의 내공을 고스란히 증명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희우정로16길 25
영업시간 10:00~19:00 (매주 월 휴무)
인스타그램 billetcafe
15:00~17:00
DRAWING



선으로 마주하는 몰입의 순간
실크휴먼
망원동 특유의 자유로움과 예술적 감성이 응축된 누드 드로잉 스튜디오 실크휴먼으로 향했다. 이곳은 단순한 그림 교실이 아니다. 눈앞에 있는 전문 누드모델의 선과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관찰하며 종이 위에 옮기는 과정은 고도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적막 속에서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만이 ASMR처럼 공간을 채우고, 부켓은 오로지 대상과 자신 그리고 선에만 집중했다.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선이 조금 삐뚤어져도 괜찮다. 정해진 답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다 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잡념이 사라지고 머릿속이 맑아진다. 망원동에서 경험하는 가장 힙하고 감각적인 시간이다. 부켓은 캔버스를 응시하며 눈을 반짝였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모델의 호흡에 맞춰 선을 긋다 보니 어느새 무아지경에 빠졌어요. 이렇게 온전히 무언가에 집중해 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실크휴먼은 최근 그림뿐 아니라 새로운 예술적 실험도 시작했다. 바로 인형극 제작 워크숍이다. 나만의 인형을 디자인하고 제작해 무대에 올리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 실크휴먼은 어른들의 잊힌 동심과 예술성을 깨우는 가장 낭만적인 아지트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8길 19 2층
영업시간 화~금·일 11:00~21:00, 토 11:00~16:00 (매주 월 휴무)
인스타그램 silkhuman
17:00~19:00
STREET



취향 따라 걷는 골목 산책
망리단길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 망원동의 힙스터들이 모여든다는 망리단길 쇼핑에 나섰다. 각종 편집숍이 즐비한 이 거리에서는 주인의 안목으로 선별한 소품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부켓이 환호성을 지른 곳은 유니크한 의류가 가득한 빈티지 의류 숍 ‘빈티지 킴킴’이다. 가게에 들어서니 이곳의 터줏대감인 고양이 ‘찡찡이’와 애교 많은 강아지 ‘에밀리앙’이 꼬리를 흔들며 손님을 맞이한다. “세상에, 강아지와 고양이가 반겨주는 옷가게라니! 에밀리앙이 너무 귀여워서 옷 고르는 것도 잊을 뻔했어요.” 부켓은 화려한 레트로 원피스를 몸에 대보다가도, 찡찡이와 눈을 맞추며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빈티지 숍에서 나와 몇 걸음 걷다 보면 안경 박물관이 연상되는 압도적 규모의 ‘블링크 안경’을 마주하게 된다. 트렌디한 브랜드가 모여 있는 1층과 빈티지하고 클래식한 럭셔리 라인을 소개하는 지하 1층으로 나뉘어 있어 아이웨어 마니아들의 성지로 불린다. 부켓은 1층에서 투박한 뿔테 안경을 써보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지하로 내려가 섬세한 금속 프레임 안경을 착용하고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거울을 보았다. 쇼핑의 마지막 목적지는 귀여운 소품 숍 ‘웅크린 선인장’. 초록색 몸을 웅크리고 있는 무표정한 선인장 캐릭터가 반기는 곳이다. 부켓은 앙증맞은 선인장 키링과 엽서를 한아름 집어 들며 아이처럼 기뻐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 일대
영업시간 12:00~21:00 (점포마다 다름)
19:00~20:00
NIGHT VIBE

칵테일에 취하는 시간
초쿤바
망원동 투어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위스키 바 초쿤바로 향했다. 작은 입간판을 지나 2층으로 향하는 비밀스러운 계단을 오르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듯한 몽환적인 조명과 공간을 꽉 채우는 사운드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너무 무겁지 않은 캐주얼한 분위기 덕분에 퇴근길에 가볍게 들러 혼술을 즐기는 ‘프로 혼술러’부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연인이나 친구들로 평일이나 주말 밤이 꽉 차는 곳이다. 부켓은 평소에도 즐겨 마신다는 피치크러시를 주문했다. 한 모금 마시니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한 복숭아 풍미와 크랜베리의 상큼함이 어우러진다. 도수가 높지 않고 목 넘김이 부드러워 달콤한 기분에 취하고 싶은 밤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다. 곁들이는 안주는 ‘레몬 타임 버터와 크래커’가 제격. 향긋한 레몬과 타임이 들어간 수제 버터를 바삭한 크래커에 발라 먹으면, 상큼하고 고소한 풍미가 칵테일의 맛을 한껏 끌어올린다. 부켓이 잔을 들어 올리며 웃었다.
“좋아하는 음악과 맛있는 술, 그리고 낯선 이방인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분위기까지. 망원동의 밤은 낮보다 훨씬 아름답네요. 셰레페(Şerefe, 건배)!”
주소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6길 49 2층
영업시간 일·월 19:00~1:00, 수·목 19:00~2:00, 금·토 19:00~3:00 (매주 화 휴무)
인스타그램 chokoon_bar
Buket Gunduz | 부켓 귄뒤즈 | 비주얼 디자이너
2016년 여행으로 한국을 찾았다가 그 매력에 빠져 어느덧 8년째 정착해 살고 있는 비주얼 디자이너 겸 모델. 튀르키예 이스탄불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한국전쟁 참전 용사였던 할아버지에게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할아버지 덕분에 낯설진 않지만, 막상 와서 살아보니 할아버지가 기억하는 한국과 제가 살고 있는 한국이 비슷하면서도 달라요. 그래서 더 재미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