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만큼 유명한 호텔 레스토랑 - 헤이트래블 - hey!Travel

  • written by LEE JIHYE

호텔만큼 유명한 호텔 레스토랑

Exclusive Hotel Dining

‘호텔 미식’은 떠오르는 여행 트렌드 중 하나다. 호텔 선택의 기준이 레스토랑이 된 시대. 머무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한 호텔 레스토랑을 모았다.
  • written by LEE JIHYE
2025년 01월 07일

세잔 Sézanne

일본 포시즌스 호텔 도쿄 앳 마루노우치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레스토랑을 꼽으라면 군말 없이 세잔을 앞에 두어야 한다. 도쿄 포시즌스 호텔에 자리한 프렌치 레스토랑 세잔은 2022년 오픈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미슐랭 1스타, 2023년엔 2스타, 2024년에는 3스타를 획득한 데 이어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1위까지 거머쥐었다. 무서운 기세의 세잔을 이끄는 셰프는 36세의 다니엘 칼버트(Daniel Calvert). 런던, 뉴욕, 파리, 홍콩 등에서 셰프로 일하며 체득한 그의 요리 문화가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콩테 치즈를 이용한 아뮈즈 부슈부터 중국식 요리법을 적용해 조리한 푸아그라 테린, 말린 오리 껍질에 꿀을 바르고 구운 메인 디시 등이 정밀한 플레이팅으로 나온다. 요리 외에도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빈티지 샴페인 컬렉션, 수제 스파클링 와인, 빈티지 퀴베 등 다양한 주류 선택지가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딜라일라 Delilah

미국 윈 라스베이거스

서퍼 클럽(Supper Club)은 레스토랑과 클럽의 요소를 결합해 다이닝과 라이브 공연을 함께 즐기는 레스토랑이다. 1930~5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문화인데, 현재는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많다. 그중 윈 라스베이거스 호텔에 자리한 딜라일라는 미국을 대표하는 서퍼 클럽 레스토랑. 1920년대 아르데코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적용한 독보적이면서도 럭셔리한 분위기로 저스틴 비버, 켄들 제너, 메건 폭스 등 할리우드 슈퍼스타들이 애정하는 장소이다. 그만큼 예약이 어렵기로 유명한데, <포브스>지는 딜라일라를 두고 “엔터테인먼트와 나이트 라이프, 미식을 경험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딜라일라에선 수준 높은 공연은 물론 미식도 빼놓을 수 없다. 피시앤칩스, 치킨 텐더, 앵거스 버거 같은 캐주얼한 메뉴가 인기지만, 휘핑 크림과 샬롯을 올린 오세트라 캐비어나 포트 와인 소스를 곁들인 콜로라도 양고기, 알래스카에서 공수한 킹크랩 등 고급스러운 요리도 있다. 식용 향수를 뿌리거나 모엣 임페리얼 샴페인이 들어간 칵테일 등 기발한 주류도 즐거움을 더한다. 레스토랑에선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어 더욱 프라이빗하게 음악과 춤, 미식에 탐닉할 수 있다.

리비에라 바이 장 앵베르 Riviera by Jean Imbert

아랍에미리트 더 라나

프랑스 요리 리얼리티 <톱 셰프>의 우승자가 지난해 갓 오픈한 두바이의 한 호텔을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미식의 성지로 올려놨다. 두바이의 첫 번째 도체스터 컬렉션 호텔 더 라나와 스타 셰프 장 앵베르의 이야기다. 그는 프랑스 요리계에서 괴짜를 뜻하는 ‘앙팡 테리블(enfant terrible)’로 불리는데 20대 초반부터 파리 고급 레스토랑의 규범에 도전하며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음식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파격적인 스타일은 디올, 루이 비통, 샤넬 등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으로도 이어졌다. 이런 장 앵베르가 호텔 더 라나와 손잡고 레스토랑을 오픈했을 때 전 세계 미식가들의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했다. 지금도 여전히 두바이에서 가장 예약하기 힘든 레스토랑 중 하나다. 에미라티 문화와 두바이 비즈니스 베이를 따라 흐르는 물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디자인의 더 라나 호텔 4층에 자리한 레스토랑은 느긋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접시 위에선 셰프의 명성에 걸맞은 미식 세계가 펼쳐진다. 카포나타와 어린 시금치를 곁들인 아보카도, 레몬 콩피를 곁들인 도미, 얇은 크러스트에 짭잘한 토마토 소스를 깔고 잘게 썬 호박과 파르메산 치즈를 올린 라타투이 타르트, 풍부한 맛의 초콜릿 수플레 타르트 등은 장 앵베르 요리의 절정으로 평가된다.

앰버 Amber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1958년에 문을 연 후 단숨에 ‘홍콩을 대표하는 호텔’로 군림해온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 이곳엔 럭셔리한 건축물과 고급스러운 서비스의 정수를 보여주는 하스피탤러티만큼 유명한 장소가 있다. 바로 미슐랭 2스타의 프렌치 레스토랑 앰버다. 홍콩의 식재료와 프렌치 퀴진의 화려한 조리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앰버는 미식가들 사이에선 이미 정평이 나 있다. 2005년 앰버의 수장이 된 네덜란드 출신 셰프 리처드 이케뷔스(Richard Ekkebus)는 피에르 가니에르, 알랭 파사르 그리고 기 사보이 같은 프렌치 셰프들과 함께 일했다. 클래식 프렌치를 모던한 틀로 재구성하며 20여 년간 앰버만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지키고 있다. 해산물의 풍미가 강조된 요리가 인기인데, 육류 중심의 요리를 줄이고 지속 가능하게 수확된 해산물만을 사용한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브리타니 로브스터(Brittany Lobster)와 트러플을 곁들인 가리비가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다.

슈발 블랑 바이 페터 크노글 Cheval Blanc by Peter Knogl

스위스 그랜드 호텔 레 트루아 루아

유럽에서 미식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레스토랑이다. 전 세계 고급 레스토랑을 평가하는 고 에 미요(Gault & Millau)의 최고 등급에 가까운 19점(20점이 만점이지만 현재까지 만점을 받은 레스토랑은 없다)을 획득하며 유럽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손꼽혔다. 전 세계 미식가들의 위시 리스트인 만큼 예약 경쟁 역시 치열한 곳. 역사와 정통성을 유지하는 근간에는 2007년부터 지휘를 맡고 있는 요리 예술의 거장 페터 크노글이 있다. ‘소스의 제왕’으로 불리는 그는 주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 전통의 요리 기법을 활용하지만, 그가 만드는 요리는 세련된 터치를 더해 독창적이기로 유명하다. 카레를 곁들인 랑구스틴, 샴페인 소스를 곁들인 솔(Sole)과 캐비어, 브레스 비둘기 요리를 비롯해 벨기에산 푸아그라, 흑 트러플, 고급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가 많다. 그랜드 호텔 레 트루아 루아 1층에 자리해 라인강의 전망을 바라보며 식사하는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