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szawa
회색 도시 바르샤바. 진눈깨비가 내리던 어느 겨울날 아침, 버스에 몸을 싣고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 낡은 FM2 카메라와 ISO 3200 필름의 조합으로 진눈깨비가 내리던 이날의 차갑고 습한 공기가 잘 담겼다.
Berlin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의 동쪽 벽면을 따라 남쪽으로 한참을 걸었다. 낡은 장벽의 스산한 기운과 강바람이 꽤 차가웠다. 오버바움 다리에서 내려와 마주한 슈프레강의 물결에 비친 붉은 석양이 마치 여름처럼 따스해 보였다.
Venezia
이탈리아 베네치아 무라노(Murano)섬으로 향하는 완행 유람선의 노선은 짧지 않다. 옆으로 큰 배들이 지나가 물결이 거세질 때마다 그녀는 창밖을 한 번씩 바라보았다. 조용한 배 안에서 차분하게 책을 읽던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Chiang Mai
치앙마이에 12번째 보름달이 떠오르던 밤. 여운을 남기듯 더 길게 이어진 석양과 밝게 빛나던 동그란 달빛이 평온하고 영롱했다.
San Francisco
애정하는 도시 샌프란시스코. 골든 시티(Golden city)의 골목과 언덕, 그리고 금문교 아래로 흐르는 해협, 이 도시의 모든 게 낭만적이다.
Tokyo
신주쿠의 오모이데요코초는 옛날 종로의 피맛길과 닮았다. 아버지를 따라서 다니던 낙짓집, 전집들. 직장인들이 퇴근 후 ‘딱 한 잔’을 하기 위해 들르는 선술집들. 붉은 가림막 너머로 바쁜 도시인의 애환과 기쁨이 숨 쉰다.
New York
잠시 뉴욕에서 머무를 때 자주 찾던 코인 세탁소와 피자 스토어. 잠잠해진 뉴욕의 밤에 이곳을 찾는 것을 좋아했다. 삭막한 뉴욕의 밤거리에서 밤새도록 불 켜진 이곳의 온기가 좋았던 것 같다.
Montreal
올드 포트를 따라 걷다 바라본 몬트리올 구도심 위 석양은 유난히 아름다웠다. 아직은 따스했던 9월의 공기와 함께 붉은 하늘이 보랏빛으로 점점 물들어가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