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a Capicúa



스페인어로 카사(casa)는 집, 카피쿠아(capicúa)는 1221처럼 거꾸로 읽어도 같은 숫자라는 의미다. ‘카사 카피쿠아’는 쌍둥이 자매인 라우라(Laura)와 마르타(Marta)가 로컬 지중해 식재료로 직접 만든 브런치와 스페셜티 커피를 파는 카페다. 지중해가 연상되는 발렌시아산 자기로 인테리어를 완성한 카운터에서 들어오는 이를 살갑게 맞이하고, 대부분 단골손님인 듯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간다. 목요일은 유일하게 저녁에도 문을 여는 날로, 특별히 타코 메뉴를 판매하고, 토요일 오전에는 팬케이크를 판매해 더욱 붐빈다.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홈메이드 브런치를 먹으러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치킨, 치즈가 들어간 수제 샌드위치가 맛있지만, 오늘의 메뉴인 메누 델 디아(Menu del Día)는 먹기 전부터 설레게 만들죠. 스페셜티 커피와 사과, 레몬, 생강이 들어간 리쿠아도 데 만사나(Licuado de Manzana)를 늘 같이 시켜서 곁들여요. 마지막에 디저트까지 맛보면 한 주를 달콤하게 마무리한 기분이 들죠!” 메누 델 디아 메뉴는 일요일마다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된다.
주소 Calle Jesús 14, Valencia, 46007 인스타그램 casa.capicua
Jardín del Turia



“프로젝트를 끝내고 오롯이 쉬고 싶은 날에는 함께 자전거를 타고 투리아 정원을 쭉 달려요. 나무 아래에서 여유롭게 피크닉도 하고, 벤치에 앉아 햇볕을 쬐며 책을 읽으면 자연 에너지로 재충전되는 느낌이 들죠. 다니엘은 일하다가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음악을 들으면서 러닝을 하고 와요. 가까이에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투리아 정원은 스페인 도심에 자리한 최대 규모의 공원으로, 도시를 감싸며 흐르는 투리아강을 메워 만든 곳이다. 다양한 초목이 자랄 뿐만 아니라 축구, 스케이트보드 등 여러 가지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 공연을 위한 음악당,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등이 마련되어 있다. 발렌시아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로 인정받아 ‘2024 유럽 녹색 수도(European Green Capital)’로 선정되기도 했다. 라 무라야 로하(La Muralla Roja)를 지은 건축가 리카르도 보필(Ricardo Bofill)이 디자인한 분수대와 파빌리온이 있는 팔라우 데 라 무시카(Palau de la Música) 음악당은 건축을 전공한 안나와 다니엘이 특별히 좋아하는 장소다.
주소 Paseo Alameda 30, Valencia, 46023
Simple


발렌시아 대성당 뒷골목에 붉은 스트라이프 차양으로 존재감을 뽐내는 작은 상점 ‘심플레’. 유리창 너머 빼곡한 소품이 궁금증을 자아내 가던 길을 멈추고 들어가보게 만든다. 입구부터 알록달록한 자기와 장식품이 눈앞에 펼쳐지고, 온몸을 감싸는 기분 좋은 향은 매장 안쪽 깊숙이 발걸음을 이끈다. 스페인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비꽃 사탕, 키치한 장난감, 1950~1970년대 포스터, 100년 넘은 역사를 간직한 스페인산 향수 등 다양한 제품이 가득하다. 관광객들이 여행을 추억할 수 있도록 발렌시아 장인들이 만든 여러 수제 소품도 구비했다. 또한 언제든 가까운 지중해 해변을 즐길 수 있는 도시인 만큼 알록달록한 비치 매트와 밀짚모자는 베스트셀러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큐레이션 제품이 궁금해 주기적으로 들르는 곳이에요. 오래도록 쓸 수 있는 제품들로 믿고 구입할 수 있죠. 그리고 다양한 스페인산 제품을 만나볼 수 있어서 해외 출장 전에 들러 선물로 사 가요. 귀여운 소품들도 그냥 지나치기 힘들죠.”
주소 Calle Palau, 5, Valencia, 46003 인스타그램 simpletienda
Mercat Central de València



가장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를 사려면 역시 도시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중앙 시장으로 가야 한다. 1928년에 지은 모습 그대로의 석조 건물 입구로 들어서면 활기찬 공기가 온몸에 전해지고, 자기 타일과 유리로 장식된 천장 돔을 통해 환한 빛이 쏟아진다. 스페인 미식이 궁금해 방문하는 관광객들로 늘 붐비지만, 이곳은 사실 로컬들의 오랜 일상 공간이다. 주렁주렁 걸려 있는 하몬과 직접 만든 생소시지, 다양한 컬러의 올리브 절임과 각종 치즈는 맛보고 원하는 만큼 구입할 수 있다. 수제 맥주와 향긋한 베르무트 와인 한 잔을 손에 들고 올리브, 고추, 안초비 등을 꼬치에 꿴 힐다(Gilda)나 문어 샐러드 등 원하는 먹거리를 찾아 곁들이기도 한다. “제철 과일의 비비드한 컬러에 사로잡히면 지나치기 어렵죠. 평소에 구하기 어려운 식재료도 이곳에서는 모두 살 수 있어서 좋아요. 장 보다가 출출하면 그 자리에서 하몬을 썰어 빵 사이에 넣어주는 하몬 보카디요(bocadillos de jamón)와 바로 먹을 수 있는 감자칩 등을 사 와요.”
주소 Plaza Ciudad de Brujas, Valencia, 46002 인스타그램 mercadocentralvalencia
CaixaForum València



스페인 유명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설계한 복합문화단지 ‘예술과 과학의 도시(La Ciudad de las Artes y las Ciencias)’는 미래 도시가 연상되는 개성 넘치는 건축물이다. 그중 컨벤션 센터였던 아고라(El Ágora)는 2022년 다양한 전시와 문화 행사를 위한 ‘카이사포럼 발렌시아(CaixaForum València)’로 탈바꿈했다. “건물 외관도 멋지지만,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자연광이 쏟아져 밝은 분위기가 가득한 건물 내부예요.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해서 생태계를 표현한 작품을 곳곳에서 볼 수 있고, 언제든 들를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투리아 정원을 따라 산책하다가 이곳에 도착하면 계단에 걸터앉아 쉬었다 가기도 하고, 전시를 보거나 아트 숍에도 들러요.” 예술·자연·과학·건축이 만나 살아 있는 유기체로 형상화한 실내에는 야자수 숲을 표현한 도자기 지붕, 기후온난화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오대양의 수온을 색으로 나타내는 구름 모양 전시관, 여러 식물로 장식한 카페 공간 등이 들어섰다.
주소 Calle Eduardo Primo Yúfera, Valencia, 46013 인스타그램 caixaforum
Valencia Friend
안나 & 다니엘(ANNANDANIEL) | 사진작가, 아티스트
2020년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30세 미만 30인(Forbes 30 Under 30 Europe)’ 문화 예술 분야의 아티스트로 뽑힌 안나와 다니엘 커플. 스페인 발렌시아 공과대학(Universitat Politècnica de València)에서 함께 건축을 전공한 후 다양한 건축물과 일상적인 사물, 공간 등을 조합해 독창적 사진을 만들어내는 듀오 작가다. 발렌시아의 일상 속 흥미로운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창조해내는 만큼 빛나는 장소를 수집하는 진정한 로컬이다. 현재 예술의전당에서 «행복을 찍는 사진작가, 안나 & 다니엘» 사진전을 진행 중이다.
안나 인스타그램 anniset
다니엘 인스타그램 drcuer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