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앵이 추천하는 파리스러운 공간 - 헤이트래블 - hey!Travel


  • written by JIEUN KIM-RHEE
  • PHOTOGRAPHY BY CHANTAPITCH WIWATCHAIKAMOL

파리지앵이 추천하는 파리스러운 공간

Paris through Parisian Eyes

파리 사람 사이에서도 클래식한 동네로 손꼽히는 리브고슈. 사업가 잔 시뇰은 매일 자전거로 동네를 누빈다. 아침을 여는 카페, 감각적인 오브제 숍, 맛있는 치즈 가게, 향기로운 꽃집까지.
일상의 미감이 촘촘히 숨어 있는 그만의 장소를 따라갔다.
  • written by JIEUN KIM-RHEE
  • PHOTOGRAPHY BY CHANTAPITCH WIWATCHAIKAMOL
2025년 05월 07일

shopu

“저는 아마 전생에 일본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쇼푸’는 일본 문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잔이 사랑하는 7구의 일본식 오브제 숍이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과 일본에서 자란 뒤, 2000년 프랑스로 이주한 나탈리 아게마쓰(Nathalie Agematsu)가 운영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바이어와 PR 업무를 했던 그녀가 2012년 고향인 일본의 예술가와 장인들의 작업을 알리고자 오픈했다. 디자인, 예술, 공예품, 생활용품을 만날 수 있다. 나탈리는 “일상 속 사물의 아름다움과 불완전함을 소중히 여기고, 모든 오브제 뒤에 있는 장인의 노고를 존중하라”고 가르친 할아버지의 교훈을 쇼푸를 통해 전한다. 수준 높은 공예품과 독특한 제품이 아기자기하게 섞여 있는 곳으로, 일단 들어가면 빈손으로 나오기 힘들다. “제 소장품뿐 아니라 주변에 선물할 일이 있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숍이죠. 나탈리의 셀렉션은 항상 신뢰할 수 있거든요. 또 일본이 그리울 때 이곳을 찾기도 해요.”
주소 36 Rue de Varenne, 75007 인스타그램 shopushopu

Barthélémy

‘바텔레미’는 파리에서 가장 제대로 만든 치즈를 살 수 있는 곳이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치즈 가게처럼 아름다운 외관과 진열대의 온갖 치즈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다양한 치즈의 쿰쿰한 냄새가 식욕을 돋운다. 수십 년간 이곳은 엘리제궁과 마티뇽 총리 관저의 치즈 플래터를 책임져 온 곳이기도 하다. 와인과 치즈에 정통한 잔이 가장 좋아하는 가게다. “바텔레미의 모든 치즈가 완벽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제가 특히 좋아하는 치즈는 콩테(comté)인데, 18개월 이상 숙성된 콩테 치즈는 환상적인 맛을 가지고 있어요. 치즈로 만든 얇은 튈 역시 식전 스낵으로 안성맞춤이고요.” 원형, 마름모꼴, 벽돌 모양, 원통형 등 수백 가지 수제 치즈가 지하에서 맛있게 숙성되고 있다. 수제 퐁텐블로(fontainebleau)는 마치 젤라토처럼 서빙되고, 나무 틀에서 만든 수제 버터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제품 중 하나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막상 치즈 맛을 본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해요”
주소 51 Rue de Grenelle, 75007

Le Select

“저와 남편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나와서 커피를 마시는 카페예요. 한산한 이른 아침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죠. 커피 한잔 시켜놓고 느긋하게 신문을 보는 사람들을 보면 여유가 느껴져요.” 1923년에 오픈한 카페이자 브라스리인 ‘르 셀렉트’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파블로 피카소 등 당시의 예술가와 작가들의 아지트였던 역사적인 장소로 유명하다. 이제는 파리에도 모던한 감성의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이 생겨나서 블랙 & 화이트의 유니폼을 입은 시크한 가르송(garçon)이 서빙하는 클래식한 메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과거부터 커다란 시네마들이 인접한 몽파르나스 거리와 가까운 이 카페는 가르송이 손님을 맞는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클래식한 브라스리 메뉴를 언제든 주문할 수 있다. 밤늦게 영화를 보고 나와도 예약 없이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곳. 어니언 수프, 오믈렛부터 그날의 메뉴까지 클래식한 카페 문화와 메뉴를 즐기고 싶다면 추천한다.
주소 99 Bd du Montparnasse, 75006

Rosa Luna

잔에게 꽃이 없는 공간이란 상상할 수 없다. 3년 전 지금 거주하고 있는 7구의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동네에 있는 많은 꽃집을 다 확인해본 후 점찍은 곳이 바로 ‘로사 루나’다. 르 봉 마르셰에서 생제르맹으로 가는 라스파이 대로변에 위치한 이곳은 가게 안과 밖을 가득 채운 제철 꽃이 풍기는 꽃 내음이 항상 발길을 잡는다. 우아한 꽃다발부터 맞춤형 플라워 어레인지먼트, 인테리어용 실내 식물까지 로사 루나는 독창적이고 멋진 꽃과 식물을 취급한다. 꼭 필요한 제철 꽃들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특별히 꽃에 까다로운 잔도 언제나 마음에 드는 부케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집 안에 꽃을 장식하면 삶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마치 좋은 가구와 오브제가 필요한 것처럼 말이죠. 로사 루나는 제 기대 이상을 채워주는 꽃들로 가득해요. 특히 커다란 꽃가지를 자주 구매해요. 집 안 분위기를 다이내믹하게 만들어주거든요.” 꽃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주인장인 올리비에가 추천하는 꽃이나 부케는 언제나 완벽하다고 인정한다.
주소 24 BD Raspail, 75007

L/Uniform

루브르박물관 건너편, 센강 바로 앞에 위치한 ‘류니폼’의 플래그십은 완벽주의자인 잔의 성격이 잘 반영된 곳이다. 스톡홀롬의 디자인 스튜디오 할로드(Halleroed)가 디자인했고, 세련된 프렌치 감성과 정갈한 일본 문화가 완벽한 밸런스로 믹스됐다. 은은한 우드 톤 공간은 류니폼의 캔버스 제품을 더욱더 돋보이게 해준다. “루브르와 센강 바로 앞에 위치한 이곳이야말로 파리의 상징적인 장소라고 생각했어요. 주변에는 멋진 갤러리가 즐비해 문화적으로도 굉장히 풍부한 곳이라 여겼죠.” 류니폼의 플래그십은 두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여행용 가방, 다양한 오브제, 개성 있는 액세서리 등 브랜드의 미니멀하고 절제된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는 쇼룸과 류니폼 컬렉션에 나만의 레이블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이 그것이다. 제작 공간에서 나만의 이니셜을 새기는 것도 파리의 감성을 더한다.
주소 1 Quai Voltaire, 75007 인스타그램 l.uniform


Paris Friend

잔 시뇰(Jeanne Signoles) | 패션 브랜드 CEO
프렌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류니폼(L/UNIFORM) 창립자인 잔 시뇰. 로고를 없앤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퀄리티가 진정한 럭셔리라고 생각하는 브랜드 정체성은 그의 파리 라이프스타일에 완벽히 녹아 있다. 잔은 보르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파리 사람들 사이에서도 클래식이라 일컫는 리브고슈(Rive Gauche) 지역에 터를 잡았다. 리브고슈의 뤼 드 그르넬(Rue de Grenelle)을 자전거로 종횡무진하며 영감을 얻는 그가 애정하는 공간을 소개한다.
인스타그램 jeannesigno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