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w DTLA
취향 좋은 로컬이 모이는 허브, 로DTLA
어떤 도시의 현재를 구석구석 살필 충분한 시간이 없을 때, 그 도시의 트렌드를 한눈에 훑을 수 있는 잡지 같은 공간을 기어코 찾아낸다. LA에선 ‘로DTLA’를 발견했다. 쇠퇴한 다운타운의 부활을 이끈 아트 디스트릭트 끝자락에 자리한 로DTLA는 새로운 개념의 지구이자 허브. 약 13만8000m² 부지 위에 자리한 6채의 콘크리트 건물과 그 사이를 채우는 광장엔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로컬 브랜드와 기업의 사무실, 상점과 갤러리, 카페, 편집숍 등이 들어서 있다. 도시의 취향 좋은 로컬이 집결하는 이 컬처 허브는 과거에도 미국의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의 식탁을 연결하는 유통 허브였다. LA 시청 설계로 유명한 건축가 존 파킨슨이 디자인한 LA 터미널 마켓(L.A. Terminal Market)이 전신. 건축 스튜디오 리오스(RIOS)는 미 전역에 농산물을 유통하던 도매시장에서 아메리칸 어패럴의 물류 창고를 거친 공간의 역사를 고스란히 살려 채소와 과일 창고로 사용된 지상층엔 상점을, 상층부엔 창의적 변주가 가능한 오피스 공간을, 대형 화물차가 들고 나던 거리엔 다양한 문화 예술 이벤트가 열리는 광장과 유럽의 중정을 본떠 만든 공원을 배치했다.
로DTLA 탐험은 대개 이곳을 상징하는 표식이 된 벽, ‘Made in Downtown LA’ 타이포그래피 벽화 앞에서 시작한다. 벽화가 에블린 리(Evelyn Leigh)가 화려한 기하학 패턴으로 장식한 바닥과 계단이 보이면 중심부에 들어선 것. 여유가 있다면 로DTLA로 정의된 지구, 7번가와 8번가, 센트럴 애비뉴(Central Ave.)에서 알라메다 거리(Alameda St.) 일대를 천천히 둘러봐도 좋지만 늘 그렇듯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점이 몰려 있는 마켓 로(Market Row)로 직진했다. 맛있는 냄새를 잔뜩 풍기는 피제리아 비앙코(Pizzeria Bianco)로 돌격하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이 지구의 새 이웃, ‘APT 4B’. 1980~90년대 스트리트 컬처를 주제로 한 콘셉트 스토어로 당대의 음악·패션·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의류·음반·협업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Half Art, Half Fashion’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패션숍 ‘조니 코타(Jonny Cota)’와 북유럽&아시아의 현대적인 가구·리빙 아이템을 소개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숍 ‘A+R’, 절제된 디자인의 식기·오브제를 선보이는 ‘ARJ LA’를 비롯해 향수·꽃·빈티지 등을 주제로 하는 공간을 쉼없이 들락이다 보면 커피 휴식이 간절해진다. LA 사람들이 사랑하는 로컬 카페 ‘고 겟 엠 타이거(go get em tiger)’에서 차가운 커피를 한 잔 사들고 유럽식 중정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광장에 앉아 해를 쬐면 로DTLA에서 해봐야 할 경험의 절반 정도는 채운 것. 일요일마다 로컬 맛집과 공예가, 디자이너 등이 바글바글 모이는 시장 ‘스모가스버그 LA(Smorgasburg LA)’는 놓쳤지만 동행과 함께 마치 옆 도시에 사는 사람처럼 다음을 기약했다. LA는 여러 번 와야 마땅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Art District
거리 예술의 전장, 아트 디스트릭트
“저 그림은 어제 낮엔 없었거든요. 아마 간밤에 누가 작업하고 갔나 봐요.” 아트 디스트릭트의 그라피티와 벽화, 거리예술의 세계를 안내하는 회사 LA 아트 투어의 케빈 플린트(Kevin Flint)가 말했다. 자신을 화가, 사업가, 거리예술가, 사진가, 아트 디렉터 등등 수십 가지 직업으로 소개하는 그의 방대한 설명이 없었다면 이 길의 무수한 역작들은 한낱 기념사진의 배경에 불과했을 것이다. 내게 벽화(Murals), 그라피티(Graffiti), 거리예술(Street Art)이 동의어가 아니며 뜨개 작품과 스티커, 매직으로 대충 휘갈긴 사인도 스트리트 아트와 그라피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이 동네는 케빈의 표현에 따르면 ‘거리예술의 전장’이다. “그라피티 세계엔 암묵적 규칙이 있어요. 다른 작가의 작품을 망가뜨리지 않을 것. 이 벽화는 그 규칙을 깬 아티스트의 작업과 자기 영역을 빼앗긴 이전 작품의 주인이 벽 위에서 치열하게 싸운 흔적입니다.”
분 단위로 귀에 꽂히는 ‘정말 유명한 작가(케빈에 의하면)’들의 이름을 모두 알아차릴 순 없었지만 세계적인 스트리트 아트 & 그라피티 지구로 손꼽히는 이곳에서 난생처음 보는 형태의 조형물(Street Sculpture)과 독특한 기법으로 전봇대와 벽, 바닥과 기둥 등에 휘갈긴 문구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이 치솟았다. “Don’t think twice, Just do it!”, “YOU MADE A BIG MISTAKE”, “ART IS A WEAPON” 같은 메시지를 보물찾기하듯 탐색하다 보면 유난히 자주 보이는 단어가 있다. “그라피티 아티스트가 건물과 바닥, 각종 기물에 자신의 이름을 ‘태깅’하는 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행위입니다. 그들에겐 도시가 곧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캔버스니까요. 여기 ‘SEK’이라는 사인을 남긴 이 사람은 이쪽 신에서 꽤 이름 높은 아티스트입니다.”
케빈에게 “무슨 작품으로 유명한 사람이냐”고 물으려다 그냥 구글 창을 열었다. 그가 최근 <롤링 스톤> 매거진과 진행한 인터뷰 기사를 읽다가 숙소 앞에서 본, 낯익은 장면이 눈에 들었다. 당신이 만약 다운타운 한복판, LA 레이커스의 홈구장인 크립토닷컴 아레나를 지날 일이 있다면 그 옆에 흉물스럽게 서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콘도(가 될 뻔했던), 오션와이드 플라자의 통창에 대문짝만 하게 휘갈긴 글자들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자. “Forever Living Krazy!(영원히 미친 채로 살자!)” 같은 메시지를 비롯해 무수한 이름들이 ‘태깅’된 이 폐건물은 미국의 과도한 개발 프로젝트를 예술적으로 비꼰 작품이자 행위라는 평가를 받는 명물인데, 이 발칙한 행위를 주도한 이가 바로 SEK다. “저는 그라피티를 통해 한계를 뛰어넘고 두려움을 극복합니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 제가 예술에 가진 근본적인 감정, 흥분과 스릴이 되살아나죠.”
나는 잘 그린 벽화나 구경할 요량으로 찾은 이 동네가 가이 포크스 가면 속에 정체를 숨기고 도시 곳곳에 그라피티 아트로 시를 쓰는 근사한 예술가의 자취를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또 버락 오바마의 를 그린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 의 워드스미스(WRDSMITH)와 세계적인 벽화가 크리스티나 안젤리나(Christina Angelina)의 작품 앞을 까막눈 상태로 스쳐 지나가는 우도 저질렀다. 당신이 만약 이 지구를 찾을 계획이 있다면 얼추 예뻐 보이는 벽 앞에서 셀피나 찍는 대신 작품 하나하나를, 그 아래 태그된 작가들의 이름을 눈여겨보길 권한다. 언제, 누가 페인트를 흩뿌리거나 뒤덮어 없애버릴지 모르는 유한한 예술이기 때문이다.
Melrose Trading post
예술가의 시장, 멜로즈 트레이딩 포스트
LA로 향하기 며칠 전, 서울에 방문한 LA 관광청 PR 디렉터 제니퍼 텅을 만나 물었다. “너무 심각하지 않게 노는 기분으로 아트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로컬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더 좋고요.” 그의 입에서 망설임 없이 튀어나온 멜로즈 플리마켓(Melrose flea market)이 지금 내가 서 있는 장소다. 로컬 사이에선 페어팩스 플리마켓(Fairfax flea market)으로 불리는 이곳의 공식적인 이름은 ‘멜로즈 트레이딩 포스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페어팩스고등학교의 공터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는 이 시장을 “섹시하고 힙하며 근사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소개한다. 어디에든 ‘어메이징’과 ‘판타스틱’을 갖다 붙이길 좋아하는 LA 사람들의 과장일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안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진 풍경 앞에서 냉소를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페어팩스고등학교와 지역 예술 공동체를 후원하는 기금으로 쓰이는 입장료(6USD)를 내고 들어선 시장엔 비누나 꿀을 파는 상인 대신 문자 그대로 ‘예술’이 가득했다. LA의 자연과 문화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케이틀린 톰킨스의 오리지널 프린트 가게를 지나면 잔디밭 위 작은 무대에서 신나게 노래하는 뮤지션이 나타난다. 멜로즈 트레이딩 포스트가 자랑하는 ‘라이브 뮤직’ 스테이지로 매주 로컬 뮤지션, LA를 여행 중인 밴드가 꾸미는 무대다. 그 앞엔 돗자리와 비치 타월을 깔고 앉거나 누워서, 혹은 춤을 추며 음악을 즐기는 로컬들이 캘리포니아의 일요일다운 분위기를 완성한다. 그 옆 작은 천막에 사이 좋게 앉아 있는 여성 둘은 자신들을 로스앤젤레스 시협회(LA Poet Society)에 소속된 시인이라고 소개했다. 시집을 파는 거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우리가 그 이야기로 시를 써요. 자기 마음을 들려주거나 가족, 연인, 친구, 반려견 등 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얘기를 해줘도 좋아요. 대화를 마친 후 시장을 둘러보며 놀다 오면 우리가 지은 시를 낭독해줄 거예요.” ‘시 지어 주는 집’에서 느낀 낭만은 중고 책방 부스와 빈티지 프린트 부스를 지나 필름으로 매대와 천막벽을 가득 채운 JM 필름 레진스(JM Film Resins)에서 폭발한다. 항공 촬영 전문 감독 제시 브런트(Jesse Brunt)와 영화 미술팀 출신의 아내 미셸 슬로이(Michelle Sloey)가 만든 이 브랜드는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들을 ‘필름’이라는 과거의 매개물 안에 담고 투명한 레진으로 감싼 작품을 선보인다. 쉽게 말해 <인디아나 존스>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영화의 한 시퀀스를 ‘필름’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란 뜻. “디지털 시대에 폐기물이 된 필름들을 보며 안타까웠어요. 영화의 과거가 된 필름을 현재로 가져와서 사람들에게 영화에 대한 사랑, ‘처음 영화에 빠진 순간’을 되찾게 해주고 싶어 만들게 됐습니다.” 제시가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이 근사한 말을 읽은 후 필름 한 조각을 햇빛 위로 들어 올렸다. 고등학교 주차장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의 낡은 천막에서 LA에서 가장 낭만적인 순간을 만났다.
Abbot Kinney
창의적인 쇼핑가, 애벗 키니
LA에선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아트’를 주제로 도시를 배회할 계획이라면 더더욱. 애벗 키니를 찾은 이유는 에레혼(비싸고 예쁘기로 소문난 로컬 마트 이름)에 들러 그 유명한 헤일리 비버 스무디(역시 비싼 가격으로 악명이 높지만 그 덕에 SNS에서 대유행한 먹거리)를 마셔본 후 로컬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가 오순도순 이웃한 1.6km 길이의 거리에서 쇼핑이나 즐길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LA에 ‘캘리포니아의 베니스’를 만든 백만장자이자 세계여행가, 예술애호가인 애벗 키니 경의 업적을 기념하는 이 동네는 로컬의 표현을 따르면 ‘돈 많은 예술가와 중산층이 사는 부촌이자 주말 나들이로 베니스 비치에 간 김에 들러서 놀고 오기 좋은 거리’. 행인에게 다짜고짜 “당신은 집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고 싶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간판을 내 건 아트유니파이드(artunified)를 만나기 전까진 이 묘사에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홀리듯 들어간 이 공간은 아티스트이자 전시기획자 요한 안데르손(Johan Andersson)이 운영하는 갤러리였다. 입구에 쓰인 메시지의 의미를, 천장까지 걸린 작품들에 대한 정보를 묻기 위해 말을 건 이가 바로 요한이라는 사실을, 그가 2008년 <인디펜던트> 지가 선정한 ‘톱 20 아티스트’ 중 한 명이며 바젤의 스코프 아트페어, 파리의 컷로그 등 국제 미술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큐레이터라는 사실은 갤러리를 나와 들른 아이스크림가게에서 그가 준 명함을 본 후에 알게 된 사실이다. 그가 한 말, “예술엔 우리 삶의 방향과 우리가 집에서 나누는 대화를 이끄는 힘이 있다”는 메시지를 곱씹으며 아디다스, 버켄스탁 같은 브랜드숍이나 들어가보려던 계획을 접었다. 애벗 키니에서 그런 데(전 세계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나 들어가는 건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란 생각이 들어서. 길 한복판에 서서 ‘라이프스타일에 영감을 주는’ 창의적인 상점들의 목록을 다시 추렸다. 셰프가 편하게 요리하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것이 로컬이 사랑하는 원-마일 웨어가 된 ‘쿡맨(Cook Man)’, 앤젤리노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한눈에 펼쳐놓은 편집숍 ‘부로(BURRO)’, LA의 베니스에서 탄생한 자전거 부티크숍 ‘리누스(Linus)’ 같은 공간을 구글맵에 찍어두고 막 이 거리에 도착한 사람처럼 다시 길을 나섰다.
Moxy Hotel
괴짜 세계 여행자의 요새, 목시 호텔
다운타운, LA 레이커스의 홈구장 크립토닷컴 아레나가 한눈에 보이는 목시 호텔은 LA의 정체성을 투영한 한 편의 연극 무대 같은 호텔이다. 목시라는 브랜드를 만든 대표 미첼 호흐버그는 공간에 이 도시의 이야기가 담기기를 원했다. 서부의 히피와 바이커, 자유분방함과 개척, 도전정신을 소재로 한 영화 <이지 라이더>는 그렇게 목시의 장면이 됐다. 모터바이크를 사랑하는 여행가의 거실을 연상시키는 로비, 사막과 황무지의 풍경을 재현한 복도의 벽, 크루즈의 선원 숙소처럼 꾸민 객실의 풍경은 미첼의 상상력과 건축가 겐슬러, 디자인 스튜디오 야부 푸셀버그의 합작이다. 이제 막 구상을 마친 시나리오에 대해 신나게 설명하는 영화감독처럼 미첼은 목시와 그 옆에 자리한 형제 호텔, AC 호텔이 함께 자랑하는 히든카드를 보여주겠다고 나섰다. 두 호텔이 사이좋게 나눠 쓰는 엔터테인먼트 공간, 레벨8(Level 8)은 ‘미쉐린 스타 셰프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클럽 하우스’로 소개되고 있지만 내겐 전 세계에서 가장 기이하고 신비로운 유흥가로 보였다. 술과 음식, 예술과 공연, 향락을 사랑하는 괴짜 여행가의 머릿속 같은 이 클럽 하우스엔 훠궈와 신스팝을 함께 즐기는 러키 미즈(Lucky Mizu), 철판 요리를 먹으며 자리로 찾아오는 마술사에게 농락을 당하는 메종 카사이(Maison Kasai), 천장에 매달린 링에서 열리는 레슬링 쇼를 관람하며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시너스 이 산토스(Sinners y Santos)를 비롯해 8개의 식당, 바, 클럽이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다. 미디어아트로 꾸민 연결 통로, 책장과 벽난로로 둔갑한 숨겨진 문 사이에서 판타지 영화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잠 대신 밤을 선택하자.
The Shay
영화 같은 하루, 더 셰이 컬버시티
컬버시티는 1920년대 영화감독 할 로치(Hal Roach)의 스튜디오와 MGM 스튜디오가 설립된 이후부터 할리우드 영화와 TV 제작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왔다. LA 남서쪽에 자리한 이 지구엔 지금도 소니,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애플, 아마존이 들어서 있다. LA의 진짜 엔터테인먼트 메카에 들어선 더 셰이 컬버시티는 호텔이라는 간판을 내건 여행자의 공간이지만 이 지구에서 살거나 일하는 영화인들 사이에선 새로운 아지트로 인기가 높다. 실제로 호텔 로비에 자리한 긴 책상에선 대본을 쓰는 극작가나 클라이언트와 미팅 중인 영화 홍보 전문가 등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여행자의 영역, 객실에서도 영화적인 순간을 만난다. 올해로 101주년을 맞이한 할리우드 사인과 다운타운의 마천루가 보이는 통창을 가진 방 안은 미드센추리 스타일의 가구와 조명으로 완벽하게 꾸며져 있다. 분홍색 파라솔과 스트라이프 타월, 비취빛 수영장이 맥주 광고 세트장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루프톱 풀 데크’와 그 옆, 체다치즈가 들어간 더블 스매시 버거로 입소문을 탄 ‘캐노피 클럽’, 지역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의 작품, 브랜드의 굿즈를 비치한 로비, 당구대를 갖춘 게임룸, 데이트 코스로 인기 높은 이탤리언 다이닝 ‘에타’와 신선한 착즙 주스, 커피부터 칵테일까지 아우르는 ‘로비 바’에선 투숙객보다 컬버시티 이웃들을 더 많이, 자주 마주친다. 좀 더 영화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옛 스튜디오 건물을 개조한 식당과 숍이 늘어선 거리를 산책하거나 소니픽처스 스튜디오 투어, 쥬라기 기술박물관 같은 명소를 둘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