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생명력을 품은 미식 공간 - 헤이트래블 - hey!Travel


  • written by parc jinmyoung
  • PHOTOGRAPHY BY KIM EUNJU
  • SUPPORTED BY hawai‘i tourism korea

섬의 생명력을 품은 미식 공간

Rooted in the Island Gourmet

무엇을 먹는가보다 식재료가 어디에서 왔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 하와이식 웰니스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된다. 팜투테이블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오아후의 미식 공간을 찾아 나섰다.
  • written by parc jinm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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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01일

머드 헨 워터

Mud Hen Water

조용하고 아늑한 동네 카이무키의 뜻은 하와이어로 ‘티(Ti) 나뭇잎을 깔아놓은 오븐’이다. 티 나뭇잎을 이용해 땅속에서 음식을 찌거나 굽는 풍습이 발달했기에 붙은 이름이다. 하와이의 팜투테이블 운동을 이끌어온 하와이 출신 셰프 에드 케니(Ed Kenney)의 레스토랑 머드 헨 워터가 이곳에 뿌리내린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2015년 오픈한 이곳은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아시안 퓨전 요리를 제공한다. 지역 공동체와의 상생을 우선하며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겠다는 셰프의 철학에 따라, 칵테일부터 요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재료를 하와이 내에서 조달한다. 대표 메뉴는 이름부터 반가운 마포떡볶이(Mapo Rice Cakes). 옆 블록에 자리한 해동떡집의 가래떡에 버섯을 갈아 넣은 간장 소스를 버무려 완성한 요리다. 메뉴판 뒷면에는 손님이 맛보는 음식의 출처를 온전히 확인할 수 있도록 농장 리스트를 명시했다. 매장 곳곳에서 하와이 아티스트의 작품을 발견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는데, 고향을 사랑하는 셰프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인스타그램 mudhenwater

플리즈 컴 어게인

Please Come Again

‘다시 와주세요’라는 뜻의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는 그 이름처럼 몇 번이고 다시 방문할 가치가 있다. 하와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카일루아 비치 근처에 자리한 곳으로,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 로고 덕에 이곳이 아이스크림 가게임을 한눈에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식재료로 만든 다양한 맛의 수제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며 제철 재료로 매번 새로운 맛을 선보인다. 하와이산 과일로만 만든 트로피컬 레인보 셔벗, 100% 코나 원두를 넣은 크림으로 개발한 코나 스노 등이 대표 메뉴. 특히 청량한 민트와 향긋한 시소, 하와이 브랜드 마노아 초콜릿의 초코칩이 어우러진 시소 민트칩은 무더운 하와이 날씨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메뉴다. 컵과 슈거 콘, 수제 와플 콘, 네 가지 맛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샘플러 세트, 근처 트래디션 커피 로스터스(Tradition Coffee Roasters)에서 갓 내린 에스프레소를 얹은 아포카토까지 다양한 구성의 다채로운 아이스크림을 즐겨보자.
인스타그램 pleasecomeagainhawaii

세라

Sera

르네상스 호놀룰루 호텔&스파 내 레스토랑으로, 신선한 지역 식재료로 만든 지중해식 요리를 선보인다. 하와이 도처의 풍요로운 작물을 표현하듯 나무, 해변 등을 연상시키는 색감의 인테리어가 가장 눈에 띈다. 팜투테이블을 실현하는 하와이 팜 샐러드와 세라 버거가 이곳의 대표 메뉴. 하와이의 햇살과 화산 토양을 머금고 자란 각종 채소에서는 섬의 생명력과 순수한 맛이 온전히 느껴진다. 두툼한 수제 패티의 육즙이 일품인 세라 버거는 든든한 한 끼로 제격이다. 애주가라면 세라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마이타이’를 놓치지 말 것. 열대 과일의 활기와 함께 달콤새큼한 이국적 풍미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인스타그램 serahnl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

Wolfgang’s Steakhouse

뉴욕 3대 스테이크 명가로 꼽히는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가 와이키키의 중심 로열 하와이안 센터에 들어선 지 17년째. 정통 스테이크의 격조를 지키면서 현지 미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LVMH와 협업해 문을 연 야외 다이닝 공간 더 W 라나이 바이 울프강 즈위너(The W Lanai by Wolfgang Zwiener)가 대표적인 예. 하와이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열대 나무 가득한 테라스에는 900℃에서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이 꽉 찬 스테이크를 비롯해 이곳만을 위한 전용 메뉴가 준비돼 있다. 브리부터 고르곤졸라까지 네 종류의 치즈가 담긴 플래터와 새우와 마늘을 함께 버터에 볶아 고소한 점보 갈릭 쉬림프 등이 바로 그것. 여기에 현지 증류주로 만든 칵테일을 곁들여 마음껏 호사를 누려보자.
인스타그램 wolfgangswaikiki

오노 시푸드

Ono Seafood

하와이 원주민은 갓 잡은 생선을 즉석에서 손질해 천일염과 해초, 구운 견과류를 함께 버무려 가볍게 즐기곤 했다. 이를 포케(poke)라 불렀는데, 하와이어로 ‘깍둑썰기’라는 뜻이다. 19세기 수많은 아시아 사람이 하와이로 이주하면서 간장, 참기름, 매운 양념 등이 더해져 지금의 포케가 완성됐다. 1995년부터 변함없이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포케 전문점 오노 시푸드는 포케의 역사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곳. 와사비, 된장, 레드 칠리 페퍼 등을 선택해 리무(해초)와 양파, 파를 넣고 버무린 참치 포케가 단연 대표 메뉴다. 갓 잡아 올려 투명한 빛을 띠는 참치의 맛도 일품이지만, 냉장고를 가득 채운 말린 참치와 훈제 청새치, 하와이식으로 구운 땅콩 등의 패키지에서는 하와이 식당만의 독보적인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스타그램 ono.seafood

카파 할레

Kapa Hale

와이키키에서 차로 약 10분, 고급 주택가가 모여 있는 동네 카할라(Kahala)의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본토에서 실력 있는 셰프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 그중 돋보이는 곳은 카파 할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최고급 레스토랑을 두루 거친 셰프 케아카 리가 하와이 전통 요리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 2020년 오픈한 곳이다. 카파는 과거 하와이 여성들이 나무껍질로 만들었던 천으로, 두드리고 발효하고 말리는 과정이 요리와 닮아 식당 이름으로 정했다.(할레는 하와이어로 ‘집’을 의미한다) 카파를 두른 여인의 초상이 그려진 벽화 아래, 대부분 하와이에서 조달한 식재료로 만든 메뉴가 테이블을 가득 메운다. 메뉴판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문어 스테이크에 흑마늘 소스와 채소 절임을 곁들인 ‘렛츠 타코 어바웃 잇(Let’s tako about it)’, 구운 닭고기에 살사 소스를 두른 ‘유 치킨 미 아웃(You Chick’n me out)’ 같은 메뉴명은 셰프의 재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하와이의 상징 레이(Lei)를 본뜬 ‘하쿠 레이 포(Haku Lei Po‘o)’는 꼭 맛보길. 당일 수확한 각종 채소가 지닌 고유한 풍미와 그 위에 얹은 코나 원두로 만든 커피 크럼블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인스타그램 4614kapahale

할레이바 증류소

Haleiwa Distilling Company

오아후섬 북쪽 지역을 일컫는 노스 쇼어는 한때 광활한 사탕수수 농장이 있던 곳이다. 1900년대 하와이로 건너온 한인 이민자가 고된 노동을 견디며 정착의 역사를 쓴 현장이기도 하다. 오늘날 사탕수수밭은 일부 자취만 남았지만, 양조장이 그 자리를 채우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정표가 되고 있다. ‘군함새의 고향’이라는 뜻의 동네 이름을 딴 할레이바 증류소는 오픈한 지 1년 남짓한 신생 공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하와이가 더 이상 대규모 사탕수수 생산지가 아니기에 설탕은 섬 밖에서 가져와야 하지만, 마카다미아 너츠나 옥수수 등 그 외 모든 재료는 하와이에서 조달하며 소량 생산의 가치를 지킨다. 이곳의 백미는 매일 열리는 시음 투어. 양조 과정과 철학을 함께 듣고 샘플을 맛보는 시간이다. 바에서 수제 칵테일을 경험하는 것도 놓치지 말자. 시그너처 제품인 마나 럼에 코코넛 크림과 파인애플, 라임과 꿀을 한데 섞은 ‘마나 파우 하나(Mana Pau Hana)’는 입에 착 감기는 달콤한 칵테일로, 갈증을 해소하기에 제격이다.
인스타그램 haleiwa_distilling_co

하이블렌드 헬시 바&카페

Hiblend Healthy Bar&Cafe

하와이를 여행하다 보면 하와이 사람처럼 어느샌가 아사이볼을 찾게 된다. 하와이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만은 아니다. 덥고 습한 날씨 속 아사이베리의 시원하고 산뜻한 맛과 열대 과일의 상큼한 과즙이 어우러진 아사이볼을 경험하면 왜 이것이 상징적 메뉴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 알라모아나 비치 근처,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하이블렌드 헬시 바&카페는 2013년 오픈한 이래 매일 아침 농장에서 가져온 채소와 과일을 활용해 하와이식 웰니스를 선사한다. 공동 대표이자 셰프인 조이 스가하라가 자신의 체중 감량에 실제로 도움을 줬던 영양 식단으로 구성해 신뢰가 간다. 아사이볼뿐 아니라, 두툼한 소고기 패티와 짭짤한 베이컨의 조화로운 풍미가 매력적인 버거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인스타그램 hiblend